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지난 9일은 한글날이 있었다. 한글 창조의 기쁨도 기쁨이지만 더 큰 기쁨은 역시 하루 논다는데 있다.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의 버전을 달리하시면서 계속 발표하셨으면 며칠 더 놀 수 있었는데 이 대목이 아쉽다. 사실 한글처럼 재미난 글도 없다. 페이스북에 올라와 있는 관련 퀴즈 문제를 내 보고자 한다.

쥐 네 마리를 두 글자로 하면?, 왕이 넘어지면?, 왕과 헤어질 때 인사말은?, 형제가 싸울 때 가족이 동생 편만 들면?, 스님의 입원실은?, 고추가 웃으면?, 빵이 웃으면?, 세상에서 가장 차가운 바다는?, 개구리는 양서류, 고래는 포유류 그럼 오징어는? 정답은 순서대로 하면 쥐포, 킹콩, 바이킹, 형편없는 세상, 중환자실, 풋고추, 호빵, 썰렁해, 안주류이다. 한글만이 가질 수 있는 재미 아닌가 싶다.

그건 그렇고 대학 선배님께서 문자메시지로 '되는 집안, 안되는 집안'이란 글을 보내셨는데 새겨들을 말들이 많다. 그 내용은 되는 집안은 계획을 세워 살아가고 안되는 집안은 대충 대충 뒤죽박죽 살아간다. 되는 집안은 하루하루를 금쪽같이 사용하고 안되는 집안은 하루하루를 휴지처럼 낭비한다.

되는 집안은 사랑과 의욕이 불타고 안되는 집안은 증오와 원망이 불탄다. 되는 집안은 좋은 글 좋은 말이 보물이고 안되는 집안은 연속극이 보물이다. 되는 집안은 '위하여' 살아가고 안되는 집안은 건배할 때만 '위하여' 한다. 되는 집안은 좋은 친구가 많고 안되는 집안은 나쁜 친구가  많다.
                              
되는 집안은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안되는 집안은 혼자 열변을 토한다. 되는 집안은 노래 소리 드높고 안되는 집안은 고함소리 드높다. 되는 집안은 '나부터 잘해야지'하는데 안되는 집안은 '너나 잘하라'한다. 되는 집안은 가슴을 맞대고 안되는 집안은 등을 맞댄다. 되는 집안은 보람으로 일하고 안되는 집안은 죽지 못해 일한다. 되는 집안은 팥으로 메주 쑨대도 믿어주고 안되는 집안은 콩으로 쑨대도 안 믿는다. 되는 집안은 절망도 희망이고 안되는 집안은 희망도 절망이다. 되는 집안은 좋은 방법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안되는 집안은 말만 무성하다.

되는 집안은 약속이 생명이고 안되는 집안은 부도가 생명이다. 되는 집안은 하늘을 두려워하고 안되는 집안은 하늘에 대고 삿대질을 한다. 되는 집안은 감사와 기쁨으로 살아가고 안되는 집안은 외면하고 살아간다. 되는 집안은 남이 잘할 때 박수치고 안되는 집안은 남이 못될 때 통쾌한 웃음을 날린다.

되는 집안은 친절이 상표이고 안되는 집안은 교만이 상표다. 되는 집안은 문제를 개선하여 향상하고 안되는 집안은 문제를 덮어둬 속으로 썩게 된다. '되는 집안, 안되는 집안'에 대해 선배님께서 보내오신 글을 장황하게 소개해 드렸지만 한마디로 나타내면 '집사람 말 잘 듣고 살면 된다' 아닐까 여겨진다. 세종대왕께서 만든 한글로 집사람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여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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