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관희 장안면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원관희 장안면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충청북도 보은군 장안면전통민속보존회는 '보은장안농요'를 주제로 제59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참가하여 당당히 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보은군 장안면의 면소재지인 장안리는 1893년 동학농민혁명이 발발하기 직전의 보은집회가 열린 역사적인 장소이다. 당시 동학농민혁명은 보국안민(輔國安民)이라는 취지로 전국에서 1만여명이 모였다고 한다. 그래서 소위 “서울 장안이 장안이나 보은 장안이 장안이지”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였다.

이런 역사적인 의미를 가진 마을에서 150여년 전 장안면 일대에서 모내기철 행해졌던 보은장안농요를 충청민속문화연구소 강성복 박사님과 충남대 한술연구교수 박종익 박사님의 학술고증과 장안면의 현지인의 현장고증을 거쳐 피땀어린 연습을 통해 전국대회인 제59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충북대표 자격으로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지난 6월 16일 장안면전통민속보존회는 장안면 장안리 일원의 한 농경지에서 보은장안농요를 재현하는 행사를 성대히 개최하여 보은장안농요를 전국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보은장안농요는 충청북도 보은군 장안면 일대에서 전승되는 노동요를 말한다. 과거 장안면은 생활환경이 매우 궁핍한 지역으로 척박한 황무지가 대부분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신명나는 노동요로 꽃피운 소리가 보은장안농요이다. 보은장안농요의 시작은 미약했다. 단순한 풍물놀이에 불과하였으나 고령의 어르신들과 젊은이들이 모두가 합심하여 지난날 잊혀졌던 우리고장의 농요를 재현하기 위하여 탄생한 것이다.

이런 취지로 사람들이 모이고 모여 60여명의 장안면전통민속보존회가 결성되었고 전문가의 고증과 현지 어르신들의 고증을 거쳐 전문 연출가의 도움을 받아 밤낮으로 연습에 연습을 하여 지난해 제23회 충북민속예술축제에 보은군 대표로 경연에 참가하게 되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회원들의 피땀어린 노력의 결실로 개인부분과 단체부분 대상을 영예를 안게 되었다. 이로 인해 제59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충청북도 대표로 참가하게 되는 자격을 얻었다. 처음에는 기쁨에 도가니였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충청북도 대표로 참가하게 된다는 부담감이 회원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되었다.

우리도 한번 해보자. 대상 못 탈게 뭐가 있냐 하며 지난 1월부터 출전하기 전날인 10월 11일 저녁까지 밤낮으로 60여명의 참여자가 똘똘 뭉쳐 구슬땀을 흘려가며 연습에 매진했다. 지난 추석이후로는 휴일도 반납한 채 매일 4시간씩 막바지 연습에 주력했다. 고령의 어르신들조차 차가운 밤바람을 견뎌가며 이를 악물고 아픈 허리와 다리 부여잡고 연습에 연습을 하고 또 했다.

지난 10월 13일 어둠이 내린 저녁 6시 제주도 성읍민속마을에 10개월간 피땀으로 준비한 보은장안농요의 풍악이 울려퍼졌다. 85세 고령의 어르신조차 얼굴과 옷에 온통 진흙을 묻히고 차가운 밤바람도 아랑곳하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해 보은장안농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이를 악물고 뛰고 또 뛰었다. 사람들도 작은 시골마을의 어르신들의 혼신의 노력을 알아보았던가 관객들의 함성소리와 심사위원의 탄성이 경연장을 휘감았다.

드디어 심사결과가 발표되었다. 금상! 보은장안농요!라는 안내자의 멘트가 행사장에 울려퍼졌다. 60여명의 참여자가 모두 기쁜 함성을 외치고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비록 대상은 아니어도 보은장안농요는 대상 그 이상의 감동이었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구절이 있다. 이 말이 장안면전통민속보존회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처음에는 오합지졸같은 작은 모임이었으나 힘을 합쳐 똘똘뭉쳐 연습한 결과 기적처럼 전국에 보은장안농요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150년 전 잊혀졌던 보은장안농요를 계승 발전시켜 다음에는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여 다시 한번 전국에 보은장안농요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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