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 대흥 '느린손 협동조합'
서울 자하문로 HArt서 짚공예전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충남 예산지역 노인들이 손수 짚을 엮어 만든 공예품들이 서울 나들이를 하며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40에 위치한 공예공간 HArt가 '느린손 협동조합'의 짚공예전을 다음 달 4일까지 일정으로 열고 있다.

예산군 대흥면 '느린손 협동조합'은 마을 어르신들이 모여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짚으로 바구니 등의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드는 마을공방이다.

습기를 잘 흡수하고 보온성과 탄력성이 좋으며 쉽게 구할 수 있던 짚은 지붕, 가방, 신발, 용기, 축사 등 어디서나 볼 수 있던 일상용품의 재료였다.

그러나 산업화와 함께 저렴한 공산품들이 다량 생산되면서 순식간에 우리 삶에서 사라져버렸다.

짚공예 뿐 아니라 죽공예, 소반처럼 눈에 익으며 멀지 않은 우리의 과거이지만 지금은 낡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전통이자 지역공예의 현실이다.

그나마 신문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십수년 전 만 해도 몇몇 지역에 짚공예가 있긴 했지만 대를 잇지 못 하고 대부분 사라진 실정이다.

대흥마을은 이런 문제들을 지역·공예계와 함께 고민하다가 향수를 지닌 현대의 공예품으로 짚공예를 다시 주목시키고 국내 짚공예를 이끄는 마을사업으로 성공리에 성장시켰다.

전시 중인 작품들은 지난 해 생산된 볏짚으로 여름 내내 만들어졌다.

수확해놓은 볏짚에서 겉대를 일일이 까내 속대를 솎아내는 수고로움을 거친 후 새끼를 꼬고 짚을 엮기도 하는 다양한 방법이 쓰인다.

만드는 사람에 따라 모두 모양이 다른 이유다.

현대는 편리함을 추구함에 따라 건강하지 않은 단발성 용구들을 사용하며 쓰레기를 과다 생산하고 있다.

전시 중인 작품들은 그런 일상에서 수고스럽고 느리지만 내가 사용할 것을 내가 직접 만들고, 그래서 소중히 오래오래 사용하던 예전의 삶 그 자체다.

HArt 관계자는 "푸근하면서 단아한 한국적 미감을 가져 오브제로서도 훌륭한 디자인을 넘어 성공적으로 지역공예를 이끌고 있는 예산 대흥마을의 짚공예품을 통해 옛 공예와 지역의 공예, 그리고 우리의 현재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070-5124-8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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