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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문화김진웅 충북수필문학회 회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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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5  14:3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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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웅 충북수필문학회 회장·수필가] 김장김치는 겨울의 반양식(半糧食)이라는 말처럼 우리 식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장은 예로부터 가족들이 겨우내 먹을 김치를 준비하는 큰 행사로 지역마다 시기에 차이는 있지만 대개 11월 중순에 시작하여 12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김치(Kimchi)가 세계화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 건강식품으로 인식되어 1984년 LA올림픽에서 선수촌 공식 음식으로 지정되었고, ‘김장문화’는 2013년 12월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김장은 가족이 기초가 된 공동체가 함께 만들고, 여러 세대에 걸쳐 전수됐으며, 독창적이고 유익한 발효식품인 것 등을 높이 평가받았다고 한다.

김장은 한국인에게 특별한 위상을 지니고 있다. 본격적인 추위가 닥치기 전에 집집마다 배추 수백 포기와 무 수백 개를 김장하던 것을 요즘엔 대폭 줄어들었지만, 필자의 집에서는 아직도 많이 담그고 있다. 고정 관념이라기보다 따로 사는 자녀들에게 나누어 주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 배추를 사다가 전날 절이며 밤중에 뒤집다 보면 잠도 제대로 못 잤던 생각이 난다. 지금은 세태의 영향과 나이를 먹다 보니 힘에 부쳐 고향에서 절임배추를 주문하여 담그니 좀 수월하지만 아직도 큰 월동준비이다.

어저께 김장을 했다. 며칠 후에 하려다 부득이한 사정이 생겨 갑자기 앞당기게 되어 무척 바쁘게 준비했다. 주문한 절임배추를 오후에 실어오고, 시장도 땅거미가 내려올 때까지 다니며 갓, 쪽파, 무, 굴 등을 사야 했다. 대형마트로 가면 편리하게 사올 수 있지만, 육거리종합시장 공용주차장에 주차하고 하나하나 사서 주차장으로 운반했다. 무거운 짐을 나르자니 주차장이 멀어 팔이 늘어나는 듯하고 계단을 오르내리자니 무척 힘이 들었다. 명절 때처럼 한시적이라도 시장 부근에 주차할 수 있게 배려했으면 시민의 편의와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겠는데, 약간의 주차공간에도 말뚝을 세우고……. 수북하게 쌓인 상점의 물건이 있었지만 몇 가지는 쓸쓸하게 노점에서 파는 할머니에게 사기도 하였다. 비록 주차권도 얻을 수 없고 값도 더 싸지 않아도 왠지 그분들에게 사는 필자에게도 칭찬을 해주면서.

김장하는 날을 변경한 탓에 품앗이 구하기가 어려웠지만 자리이타를 실천하는 고마운 분들 덕분에 할 수 있었다. 필자의 역할도 막중했다. 전날 자정을 훌쩍 넘기며 김장 준비를 했어도 쉴 수 없었다. 고기와 굴 사오기, 절임배추를 소쿠리에 꺼내놓기, 각종 그릇 및 준비물 챙기기 등을 하다 보니 눈코 뜰 새 없다. 그래도 버무린 겉절이와 수육을 곁들여 막걸리 한잔을 나눌 때 피로가 풀리고 인정이 새록새록 샘솟는 행복을 만끽할 수 있었다.

김치는 단순한 음식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는 우리 고유의 문화이고, 우리 음식 문화, 나아가 민족의 정서까지 담고 있다. 오늘날 세계에 내세울 우리만의 독특한 음식이 필요한 시점에서 다른 어떤 것 보다 우리 민족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자랑거리이다. 김장을 담그며 나눔과 공동체 문화와 언젠가 외국 비행기를 탔을 때 기내식으로 나온 김치를 보며 자부심을 느꼈듯이 김장문화를 더욱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교훈도 되새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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