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날이 갈수록 가속화되는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기업의 향후 발전 방향을 정확히 수립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론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중에서 일반적으로 기업의 자체 평가를 통해 당면한 문제점과 해결방안 그리고 발전방향 등을 포괄적으로 체크하는 방법 중 대표적인 것이 SWOT 분석방법이다. SWOT은 영어 알파벳 Strength(강점), Weakness(약점), Opportunity(기회), Threat(위협)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합성어로 1960년대의 미국 스탠포드대학 연구소 경영컨설턴트인 알버트 험프리(Albert Humphrey)에 의해 고안되었다.

즉 기업의 내부 환경과 외부환경을 먼저 분석하여 강점, 약점, 기회, 위협 요인들을 규정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강점은 더욱 강하게 만들고 약점은 보완 하면서 내부와 외부환경의 기회 요인 극대화와 내부 약점과 외부 위협 요인을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기법이다. 이렇게 기업에서 자체 진단용으로 사용하는 SWOT 분석방법이 최근에 들어서는 교육계에도 많이 도입되어 학교평가에 대비하여 학교장을 비롯한 학교의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SWOT 분석에 관한 현장 보고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국가의 균형발전을 위해 충청권에서는 강호축을 중심으로 X축 발전방향을 본격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강호축'이란 호남, 충청, 강원을 연결하는 국가의 균형발전을 위한 신성장 동력이 되는 인프라이다. 이것은 기존의 경부축과 함께 X축으로 구축하여 대한민국의 새로운 초광역 국가발전전략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러한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X축의 중심인 충청권의 발전을 위해 SWOT 분석을 통해 간단히 진단해 보기로 하자.

먼저 내부 환경을 분석해 보면 충청권은 수도권과 강원도와 경상북도에 인접한 충청북도와 수도권과 전라북도와 인접한 충청남도, 대전광역시 그리고 세종 행정 특별 자치시로 다른 어떤 권역권보다 지리상으로 유리한 입지적인 위치에 있다. 그리고 다른 권역권보다 인구와 면적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인구 구성원의 비율로 보면 학교와 학생 수의 비율이 높으며, 특히 4차 산업혁명에 가장 적합한 융합적인 친환경 시설과 우수한 스마트 연구 인력들을 가지고 있다.

외부환경으로는 무엇보다 수도권 중심의 국가 전략에 간혹 소외 되는 경우가 있으며 상대적으로 낮은 재정자립도와 지방분권화에 따른 취약성이 가끔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만 충청권의 강점으로는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고 무엇보다 행정 수도인 세종시가 있어 향후 지속적인 지역 발전에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약점으로는 충청권 내에서 나타나는 자체적인 문제로써 충북, 충남, 대전, 세종의 각 지방자치단체가 같은 발전 방향을 추구하는 것도 있지만 간혹 각 자치단체별 발전 방향이 서로 다른 자치단체에게는 상대적으로 위협이 된다는 것이 치명적인 약점이다.

예를 들면 충북 입장에서는 국가 X축 발전을 위해 오송역을 중심으로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데 반해 세종시에서는 세종 정부청사 인근에 세종역 신설을 거론하는 것은 같은 충청권 내에서 양쪽의 추진력이 서로 반감되는 게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충청권 내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일을 추진해도 현실적으로 중앙 정부에서 실현되기가 어려운 이 시점에 같은 권역권 내에서 서로 다른 이견이 있다는 것은 향후 충청권에게 자연히 약점이 된다는 것을 서로 알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국가 발전을 위해 작은 것 보다 큰 것을 추진하는 대위소희(大爲小犧) 정신이 필요하다. 즉 큰 것을 위해 비록 아깝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것을 과감히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충청권의 경쟁력은 원천적으로 충청권의 같은 목소리와 뭉쳐진 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가까운 장래에는 서로 상생하고 발전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충청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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