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이자 시인 윤현순 씨
자연에 인생사 담은 시집
'그 길의 허수아비' 출간

▲ 화가이자 시인 윤현순씨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나는 항상 그 자리에 있다/ 옆도 안 보고 앞만 바라보고 있다/ 안개가 자욱하다고 풍경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새들이 내 옷에 똥칠을 해도/ 나는 그 자리에 묵묵히 앞만 바라보고 있다// 황량한 들판에 혼자남아도/ 찬 서리가 내 입술에 내려도/ 춥다고 불평하지 않고/ 혼자서 그렇게 늙어가고 있다/ 다비식이 있기 까지는(허수아비)
지역의 화가이자 시인인 윤현순 씨(71·사진)가 다섯 번째 시집 '그 길의 허수아비'를 출간했다.

나무·꽃·계절 등 자연을 시적 대상으로 삼아 거기에 추억, 그리움, 사랑 등의 인생을 조화시킨 시 81편이 5부로 나뉘어 담겨있다.

작가는 "시를 쓴다고 펜을 든 것이 어느덧 10여 년"이라며 "그 동안 낙화 같이 써놓은 글을 바람과 함께 남겨본다"고 말한다.

나이가 들면 정서도 노화해 창작 활동이 낡은 인성으로 범벅되기 쉽지만 난해하거나 진부함 없이 깔끔하고 신선한 유형의 시들이다.

월간 문학저널 발행인인 김창동 소설가는 "윤 시인은 70세가 넘었는데도 진부함을 슬기롭게 잘 극복하고 시인이면서 화가로서 열심히 그림을 그려 일본의 화단으로부터 여러 차례 상을 받은 명예로운 경력이 있다"며 "나이를 극복하면서 열정적으로 화가로서 예술활동을 왕성히 하고 시 창작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타고난 예술적 재능 때문이기도 하지만 본인의 의지와 자세에 의한 것"이라고 평했다.

충남 연기 출생인 윤 시인은 청주대 시창작반을 수료하고 2011년 월간 문학저널의 시 부문으로 등단했으며 2014년 창작 문학상을 받았다.

문학저널 충북지회장이며 한국문인협회·청주문인협회·충북 여백 회원이다.

'그 신작로'와 이번 '그 길의 허수아비'를 포함, 다섯 권의 시집을 냈다.

화가로서 동경색지전 국제대상을 받았고 충북 서예대전·대한민국 소품·일본 하꼬다떼 초대작가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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