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인간을 향한 기본적 애정도, 양심도 없이 만연해가는 철없는 갑질 문화가 어떻게 하면 근절될까? 돈을 인간 세상을 편하게 살기 위해 만든 도구처럼 다루어져선 안된다. 하지만 돈이 목적이 되고, 우상이 될 때가 흔하다. 돈 때문에 새로운 신분이 변화된다. 그렇다고 갑질 문화를 그냥 넘길 수 없어 중차대한의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엄중한 처벌만이 격앙된 국민을 달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최근에도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악성 '갑질' 사례들이 하루가 멀다고 터지고 있다. 최근 재벌가에서는 국내 웹하드 1위 업체인 '위디스크'의 실소유주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갑질 횡포가 또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양 회장은 직원을 마치 머슴을 부리듯 툭하면 때리거나 폭언을 일삼는 직장 내 악성 갑질의 실체가 드러났다. 직장인의 73.4%가 갑질을 당했다고 답변할 정도로 기업 전반의 대체적인 현상이다.

 평범한 직장인 경기도 화성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70대 경비원에게 갑질을 했다. 이 입주민은 차를 몰고 아파트에 들어가려다 차단기가 열리지 않자 경비실로 들어가 따지다가 아버지 같은 경비원에게 "개XX야, 주인한테도 짖느냐"라며 욕설과 폭언을 쏟아내는 기가 막힌 일이 일어났다. 이런 갑질은 끊이지 않고 백화점 고객이 주차 요원에게 폭언을 퍼붓고 무릎을 꿇리게 했거나, 대학 교수가 제자에게 용변을 먹게 한 사례도 있었다. 갑질은 만성질환처럼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퍼져 있다.  갑질이 세상에 공개된 것은 갑(甲)의 고백에 의해서가 아니라 을(乙) 이나 병(丙)들의 저항과 고발 덕에 터졌다.

우리 사회에서 갑질은 오래된 사회병리로 꼽힌다. 이를 근절하려면 갑의 횡포를 차단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 개정 등 법과 제도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  물론 법이 만들어 진다고 사회적 고질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사회 구성원 모두 갑질의 폐해를 인식하고 각 분야에서 갑질 근절 운동을 자발적으로 벌였으면 한다. 갑질은 개인의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에 기반하는 천민자본주의에서 비롯되고 있다.

갑질을 일삼는 이들은 정신적 가치보다 물질적 가치를 최고로 여기고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황금만능주의자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갑질은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핵심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에도 어긋나 갑질 근절은 꼭 이뤄져야 한다. 국회에 계류돼 있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처리를 서둘러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 사회·경제적 지위를 악용한 갑질은 구성원 간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인격적 범죄로 뿌리를 뽑아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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