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 충북정론회 회장·충북대교수

[이장희 충북정론회 회장·충북대교수] 조선을 둘러싼 강대국 간의 세력다툼이 본격화되면서 우리의 근대사는 민족의 피와 땀으로 뒤범벅이 된 치욕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은 호시탐탐 조선에게 교역이나 전쟁길 터주기를 강요하면서 국력이 나약해져가는 조선을 유린했던 것이다. 최근에 끝난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을 시청했던 국민들은 그 당시의 상황을 지금과 비교해 가면서 관심 깊게 보았을 것이다.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과의 만남에서 국제사법재판에서 승소한 스프래틀리 군도를 반환요청하지 않아 국제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호사가들은 중국이 무서워 말도 못붙이고 석유공동탐사를 하는 정도의 태도에 의아해 하고 있다. 미국이 70년간 지배해왔던 몰라카해협을 비롯한 남중국해 일원에서 중국이 야금야금 세력을 확장하면서 일본과도 군사적 대립 상태이다.

이 몰라카해협은 거리가 900킬로미터에 달하는데 중동산 원유를 비롯해 중국에너지 공급의 주요 통로에 해당된다. 그러하기에 중국은 1974년 베트남으로부터 파라셀군도를 빼앗고 태평양이나 인도양으로 진출할 목적으로 섬 주변에 활주로나 미사일기지 레이더 돔 항만시설 등을 설치해 군사기지화한 것이다. 오키나와 타이완 필리핀으로 이어지는 미국과의 대미방위선이 있는데 말레이시아나 베트남, 필리핀 등이 중국과의 유대강화로 친 중국이 된다면 미국은 상당한 타격을 입고 군사적 긴장을 늦출 수가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다.

최근 중국이 훈련을 강화하고 항공모함이나 전투기 등 무기구입에 돈을 더 쓰고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일본도 자위대의 평화유지목적으로 전쟁능력을 점차 키워나가고 있다. 1861년에 대마도 앞에 나타난 러시아의 군함정박사건은 러시아와 일본의 긴장을 높이고 동아시아 해역에서 주도권을 잡기위한 힘겨루기였다. 영국의 견제로 러시아가 퇴거하면서 조선의 부동항을 차지하기 위한 움직임이 노골화되면서 조선의 운명이 주변국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혼란의 시대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100여년전의 상황인 ‘미스터 선샤인’을 교훈 삼아야하고 우리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키워야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영토지키기에 앞장서고 자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리더십은 모든 나라들에게 중요한 기본 책무이다. 최근 전시작전권 환수협상에서 작전통제권이 자주국방의 핵심이고 주권국가의 기본이기에 겉으로는 선공한 셈 이리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작전권을 요청해서 받은 게 아니라 미국의 철저한 계산하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겸허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

미국이 이양하게 된 것은 목숨걸고 싸우기 싫고 그 결과를 책임지지 않겠다는 전제하에 명분쌓기 게임에서 우리가 조금은 이용당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군사주권을 갖는 다는 의미는 명분상으로 중요하나 유사시에 어떻게 처신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일이다. 남북긴장완화에 편승해 국토방위나 영토지키기에 소홀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지금 이 상태로 가게 될 때 현 남한과 북한이 하나의 영토로 통합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단일국가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도 금물이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매번 부르는 애국가의 취지대로 말이다.

또 추가해서 언급하자면 독도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는 일본에 대해 문제 삼지 않는 게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언제까지 유지할 지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일 이다. NLL이나 국가안보도 있지만 남북평화를 위한 확장이 아닌 자위권을 최소한 보장하는 개념으로 ‘고종’의 우유부단했던 입장을 반복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역사고증으로 대마도가 우리의 땅이라고, 또 만주벌판이 고구려 우리민족의 선조 땅이었다고 군사주권 개념으로 영토주권을 세워봄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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