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연덕 칼럼니스트

[장연덕 칼럼니스트] 가끔이 아닙니다. 자주 봅니다. ‘방석집’, ‘출장안마’, 요즘엔 그래도 말이 많이 예뻐졌더군요, ‘24시간 커피배달’.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불법 성매매 업소들이 대놓고 광고를 할까. 궁금한 적이 많았습니다. 혹시 이들의 숫자가 너무 커서 단속을 못하는 걸까. 아니면 검경에 피치못할 사정이 있어서 그러는 걸까. 혹은 이들의 능력이 대단해서 단속하려고 나가면 연기같이 사라지는 걸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하던 참에 모 매체에서 이런 기사가 떴습니다. “양진호 회장, 압수수색 미리 알고 있었다”. 물론 이 기사내용의 사실진위 여부는 아직 정확하게 확인된 바 없습니다. 내부고발자의 양심고백수준에 아직은 머물러 있고, 수사기관의 확인이 이뤄진 사안은 아닙니다만, 우리는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미리 알고 대처가 될까가 궁금한 것입니다.

또 전직 판사출신 변호사에게 연락하니 천여만 원의 비용으로 구치소에서 독방을 쓸 수 있도록 해준다는 보도가 최근 나오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궁금합니다. 돈으로 가능한 절차가 맞는 것인지. 죄를 짓고 죗값을 치르는 과정은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치르는 과정인데, 이것이 돈으로 완급조절이 가능한 상황이 적법한가, 궁금한 것입니다. 간혹 언론기관의 보도로 보기는 해왔습니다, 불법오락실을 경찰이 같이 운영했다. 혹은 성매매 업소를 경찰이 같이 운영했다는 등의 보도를 접해왔는데, 여전히 궁금한 것은 어째서 이런 커넥션이 여전히 있느냐는 것입니다.

비단, 피의자 신분인 특정인물들의 죄가 주요 쟁점사항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이 거기까지 죄를 차곡차곡 지어서 올라가는데 과정이 있는데, 그 과정중에 뒤를 봐준 검경조직의 당사자들은 누군지, 어째서 아직까지 이름과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걸까요. 비리 변호사, 재판부를 돈으로 매수해서 혹은 검찰을 매수해서 형을 받지 않게 하거나 하는 등의 죄를 지른 비리 변호사들의 이름이 나올 때, 검사와 판사들의 이름도 나와야 합니다. 혼자 저지른 죄도 아닌데 매번 누구 하나에게 집중되어 비난이 일고 사건이 한 편의 쇼처럼 흘러가는 양상을 보게 됩니다. 그러니 매번 도덕적 해이가 사법부를 비롯한 공권력을 가진 기관에서 보여지더라도 근절은 안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영화에서 보듯 “내가 아는 누구 아무개가 우리 고향 사람인데, 음주 운전했는데 잘 좀 봐줘요.” 라고 하면, 검사가 “그냥 벌금만 받고 나가시게 해드릴..” 라는 대화가 오고 가는 게 정말로 현실이라면, 우리 국민에게는 이제 사법부를 비롯한 권력자들이 어떻게 법망을 헤집으며 평등한 이 나라를 유린해왔는지, 관련자들의 면면과 과정을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우리에게 그런 절차와 주체가 마련되어 있는지, 그 점을 들여다보고 시급히 대책마련을 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어느 재벌이 또 돈을 써서 갑질을 하고 폭행을 한 끝에도 무혐의로 풀려나거나, 비리를 저질러 회삿돈을 가로채 사적으로 유용하고 나서도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이 암실안의 거래를 끊어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 글을 쓰며 사법시험을 준비하다 말고 공부하는 동료들을 모아 방석집에 가던 당시 약혼녀가 있던 학교 선배님, 콘돔을 나눠주며 학회 뒤에 후배들에게 사창가행을 독려하던, 당시 헌법연구하며 로스쿨 유학 준비하시던 선배님이 떠오릅니다.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걸까요. 우리 국민들이 절대로 가지지 못할 정의의 수준을 말하는 걸까요. 전직판사였던 배금자 변호사가 폭로한 룸사롱 안에서의 판검사들의 행태, 현직 검사인 서지현 검사가 폭로한 검찰 안에서의 성폭력이 이제 세상에 알려진지가 오래인데, 그런데도 불구 룸사롱 안에서 접대부들을 주물러대던 법관들과 신입 검사에게 성추행을 하던 검사들의 이름과 얼굴이 세상에 나오면 안되는 시절인데, 제가 너무 무리한 기대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법과 절차가 국민 모두에게 공정한 나라는, 어쩌면 국민이 아닌 “주최측”에서는 절대로 바라지 않는 나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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