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간 생각차 드러나며
육미선 등 공동대표 3명 사퇴
이념 논쟁으로 확산 가능성
한국당 "어처구니없는 일"

▲ 4차 서울남북정상회담.김정은 위원장 서울답방 충북여성환영위원회가 13일 충북도청 브리핑 룸에서 결성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임동빈기자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을 환영하는 여성단체가 13일 충북에서 처음 발족했지만 일부 공동대표가 곧바로 사퇴하는 등 출발부터 삐끗하는 모양새다.

당초 남북평화 분위기를 확대하기 위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환영한다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구성원 내부의 생각차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환영위 발족으로 자칫 남남 갈등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황경선 민주당 충북도당 전 여성위원장과 고은광순 평화어머니회 대표, 김정자 D&H 협동조합 대표 등은 이날 도청 브리핑룸에서 '4차 서울남북정상회담 김정은 위원장 서울답방 충북여성 환영위원회'의 결성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남과 북의 평화와 우리 민족의 번영을 촉진하게 될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적극 환영한다"며 "전쟁 위협과 분단으로 가장 큰 피해자들인 여성들이 앞장서서 충북여성 환영위원회를 결성해 이후 충북 전 지역에서 여성이 중심에서 평화운동을 실천해 나갈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환영위는 23명으로 우선 시작했고, 김 위원장을 위인화하려는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이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니고 연평도 포격 등 북측 도발에 대한 국민 정서가 아직은 환영할 상황은 아니지 않는가'라는 기자단의 질문에 과거 북풍 사건을 언급하고 "(우리 정부는)북에 돈을 주고 우리에게 총을 쏴달라고 요구했다. 이런 사례는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정도로 많고 사실로 확인됐다"며 남북관계 냉전이 우리정부의 책임도 크다는 의미로 답했다.

특히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해서는 "언급할 일이 아니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처럼 기자회견이 이념논쟁으로 번지면서 이날 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던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육미선 공동대표(충북도의원)는 곧바로 사퇴의사를 발표했다.

육 의원은 "충북여성 환영위를 주도한 김정자씨에 대해 평소 잘 몰랐다"며 "김 위원장의 답방 자체는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시기적으로 답방이 확정도 안 됐고(환영 입장 발표가 이르고), 오늘 기자와의 질의응답 내용도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육 의원과 함께 공동대표에 이름을 올린 민주당 청주시의원 2명도 사퇴했다.

단순히 김 위원장의 답방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인줄로만 알고 참여했지만 기자회견 내용이 본인 의사와 달라서다.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즉각 '김정은 답방 환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성명을 내고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국당 충북도당은 "국가경제는 위기상황이고 민생은 파탄일보직전인데 북한과 김정은에만 목을 매는 이 정부를 비롯한 민주당과 일부 단체들의 행태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앞두고 충북권에서 남남갈등이 확산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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