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영향 송년회 자제
미투·음주운전 처벌 강화로
'만남' 자체도 꺼리는 분위기
예약 지난해比 10∼30% 줄어

[충청일보 이정규기자] 올해도 연말특수 실종은 이어지는 모습이다.

해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시즌 송년회와 파티 등이 열리며 '연말 특수'를 기대하고 있지만 벌써 수년째 경기침체 영향을 받고 있다.

18일 지역 상가 등에 따르면 한 해 마지막 달 송년회가 열리는 시기가 됐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단체 예약이 평상시에 비해 10% 정도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고, 지난해보다 오히려 10% 이상 예약이 감소한 상황이다.

충북 청주 A음식점의 경우 이달 단체 예약은 지난해에 비해 20%가 줄었다. 수년 전 만해도 단체 예약이 이어져 쉽게 자리를 잡기 어려운 음식점이다.

A음식점 사장 김모씨(56)는 "단체 예약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며 "경기 침체와 회식 문화의 변화 때문이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대전시 B음식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B음식점은 다른 음식점보다 규모가 크고 음식 맛이 좋아 인기있는 곳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하지만 연말 예약이 지난해보다 30% 감소하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B음식점 대표 이모씨(60)는 "해가 갈수록 연말 단체 예약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경기 부양이 안되고 기업이나 공직사회에서 술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는 분위기여서 송년회 자체를 기피하는 것 같다"고 했다.

연말 특수가 작용하지 않는 이유는 이처럼 사회적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올해 들어 '미투 사건'이 끊이질 않았는데, 직장인 남성들이 여성 직원들과의 술자리를 상당히 조심하게 됐다.

더욱이 음주사고가 크게 터지면서 18일부터는 음주운전 처벌이 강화된 점도 송년회를 부담스럽게 만들고 있다.

거기에 일명 '김영란법'까지 작용하면서 혹시나 모를 법 위반까지 겹치면서 이래저래 '만남' 자체를 꺼리게 하고 있다.

차라리 운동이나 영화관람으로 송년회를 대체하고 모임을 하더라도 식사자리로 끝내는 등 간소화되거나 다른 방식으로 회식 문화가 바뀐 점도 연말 특수를 사라지게 하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저작권 문제로 크리스마스 캐럴이 거리에서 울리지 않으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좀처럼 나지 않아 크리스마스 파티도 줄어들고 연말 송년 모임까지 다른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며 "다양한 법적인 제재나 사건사고까지 이어지면서 모임 자체를 기피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제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특수마저 사라지게 돼 순환하지 못하는 경제로 치닫고 있다"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어떤 식의 방안을 찾아야만 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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