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동지도 지나고, 1주일 후면 새해가 온다. 정말 다사다난했던 금년 한해도 저물어 가고 있다. 누구나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한해를 정리하면서 내년을 계획하게 된다. 그러면서 새해에는 바라고 원하는 일들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면서 지금 상태보다 변화된 모습을 꿈꾸게 된다. 그러나 막상 변화의 단계에서는 머뭇거리게 된다. 변화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어려운 점은 스스로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들은 변화를 않는다고 비판하지만 자기 자신부터 변하여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잊은 행위이다. 스스로 변화에 대한 진단을 하는 항목이 있어 인용하고자 한다.(단국대 안영진 교수) '나는 그동안 얼마나 변하였는가? 무엇이 변하였는가? 내향적으로 변하였는가 아니면 외향적으로 변하였는가? 변한 효과가 있는가? 작년과 비교하여 무엇이 변하였는가?'

이런 질문을 가지고 금년이 가지전에 자기 자신의 변화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 전과 똑같다면 당신은 경쟁의 대열에서 점차 탈락하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변화하는데 내가 변화하지 않고 현상유지를 하고 있다면, 경쟁의 패러다임에서 적응하기가 힘들어지고 그만큼 퇴보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자기가 변하지 않으면 남도 변화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경영자가 변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변화하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먼저 자기가 변하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여주어야만, 직원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 사례는 국내외 기업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만,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 내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학생회관 건물 안에 카페가 개장되어 있는데, 최근 들어 매출이 2배 이상 올랐다는 것이다. 커피 맛은 잘 모르겠으나 위치적으로 접근성이 좋지 않아 교직원이나 학생들의 이용이 많지 않은 곳이어서 그동안 운영에 애로가 있어 왔다고 한다. 최근 주인이 또 바뀌어 운영방식에 변화를 준 것이 매출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새 주인은 도로 변의 유리를 개조하여 ‘take out’ 할 수 있도록 하고, 뚫린 창 주변에 작은 테이블을 놓아 접근성이 용이하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매출로 이어져 매장이 활기를 띠게 된 사례인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러한 변화는 어느 대기업 못지않은 작지만 큰 변화의 시도로 학생들에게 소개한 바 있다.

그렇다면 변화의 필요성에는 누구나 공감하면서도 실질적으로 변화를 하는 사람이나 조직은 많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이것은 변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변화가 말로는 쉬워도 행동은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은 원래 변화에 익숙하지 않은 동물이며, 변화는 고통과 아픔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변화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급적 현재를 정당화하면서 변화하기를 미룬다. 그러다가 절박한 상황에 이르러서야 변화를 시도하게 되는데 대개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새해를 준비하는 지금, 변화를 시도해야 할 일들을 미루지 말고, 지금부터 변해야 할 부분을 정하여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과감히 시도하자. 변하지 않으면 조직도 인간도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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