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실업률은 증가하고 국민대다수 살림살이는 나빠져 가고 있다. 사업하는 다수는 IMF때보다 더 나쁘다고 아우성이다. 취업자 수는 늘었지만 실업률은 9년 만에 최대치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서 16만 5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718만4천명으로 전년 대비 16만5천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 7월 5천명을 시작으로 8월 3천 명, 9월 4만5천명, 10월 6만4천명 등 4개월 연속 10만명을 밑돌았다.

지난달 취업자를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과 사회복지서비스업, 정보통신업 등에서 뚜렷한 증가세를 보인 반면, 제조업 취업자는 9만 1천명이 감소해 올해 4월 이후 8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은 지난해 11월과 같은 61.4%로, 9개월 연속 하락하다 지난달 들어 제자리걸음으로 돌아섰다. 실업자는 1년 전보다 3만8천명 늘어난 90만 9천명, 실업률은 0.1%p 오른 3.2%로 나타났다. 실업률은 한국 경제가 금융위기의 영향권에 있던 2009년 11월 3.3%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국 성인 2024명을 대상으로 `한국 경제 국민인식 진단 여론조사`결과 현 정부에서 자신의 살림살이가 `나빠졌다`는 응답이 46.9%를 기록해 `좋아졌다`(19.3%)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4개월 전 같은 조사에서 `나빠졌다`가 43.7%, `좋아졌다`가 20.8%를 기록한 것보다 부정적인 인식이 더 확산됐다. 재계는 “내년이 무섭다.”고 말하고 있다. 사업계획을 못 짤 형편이라고 움츠리고 있다. 대기업 A사 본사 사옥 앞에서는 노동계와 민원인들의 집회와 시위가 끊이지 않는다. 천막까지 치고 농성을 하는데 출근시간, 점심시간, 퇴근시간에는 확성기를 더욱 쩌렁쩌렁 틀어놓는다. 주변 사무실에서 창문을 열어놓기 힘들 정도다.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이 무력화된 분위기다. 다른 대기업 B사는 주 52시간 근무 시행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노조 눈치 보기에 바쁘다. 노조의 경영 간섭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투자가 필요할 때마다 노조부터 설득해야 할 상황이기에 `적기 투자`는 언감생심이다. 이처럼 경영 환경이 불안정해지면서 국내 주요 대기업은 `시계 제로`의 안개 속을 헤매고 있다. 매일경제가 20대 그룹(자산 기준, 공기업·금융회사 제외)을 대상으로 `2019년 재계 경영 환경`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고 답한 곳이 14곳에 달했다. 대내외적인 경영 환경 악화와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아 내년 예상 실적과 투자 규모 등을 제대로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이 정부 집권 3년차 처음으로 경제정책 방향선회가 예고되었다. 급격한 최저임금, 노동시간단축이 오히려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경기를 악화시킨다는 비판을 일부 수용한 점에서 긍정평가를 하고 싶다. 하지만 산업정책방향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기적 안목에서의 산업정책이 반드시 수립되길 바란다. 내년 경제정책에는 민간투자활성화의 여건부터 조성하라는 것이 재계의 요청이다. 이점 또한 간과하지 않길 바란다. 우리경제에 빨간 신호가 와있다.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나빠진 살림살이’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 세금으로 메우는 임시 땜 방식 처방은 원치 않는다. 근본적 처방으로 삶의 질을 높여나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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