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새해가 밝았다. 유난히도 추웠던 세밑 한파에도 우리는 쉼 없이 각자의 일터에서 가정에서 각자의 몫을 다하기 위해 희망이라는 모닥불을 피워야 했다.

사상 초유의 6000억달러 수출달성이라는 소식에도 국내경기는 좀처럼 활황을 타지 못했다. 가계소득 대비 지출이 현저히 감소했고 청년 일자리를 비롯 고용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금리 인상과 더불어 최저임금제 도입으로 중소기업은 물론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폐업의 기로에 서 있다.

이 같은 사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권은 해를 넘겨서도 정쟁에만 몰입해 있다. 힘겨루기와 이해관계에 따라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도 살얼음판을 건너고 있다. 여기에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 나오는 각종 안전사고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해 마다 도돌이표로 반복되는 뉴스들을 더 이상 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무색할 정도다. 지난 해 학부모들의 가슴을 쓸어내렸던 사립유치원 비리와 교육계 부조리, 사회 곳곳에서 우후죽순 격으로 불거진 부정부패는 다반사가 된 지 오래다.

새 해 우리는 '원칙이 바로서는 사회'를 지향하고자 한다. 자기 잇속 챙기기에만 몰두하는 일부 사람들 때문에 비리와 부패가 난무하고, 이러한 결과로 온갖 폐해가 발생하고 있다. 그 어떤 것이 되었든 법과 상식이 통하고 그 같은 원칙을 지키면 더 이상 문제될 것이 없다. 뚜렷한 기준점을 세우고 그에 부합하지 못한 것은 지위여하를 막론하고 원칙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 결과가 있다면 분명,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똑 같은 실수와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지난 해 국민의 가슴을 졸였던 소식들. 모든 것이 터져 나온 후 부랴부랴 발표되는 대책은 사후약방에 불과하다.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진맥을 하고 그에 맞는 처방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치권의 각성은 물론 국민의 살림살이 총책을 맡은 정부가 원칙이 바로 서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천명해야 한다. 공직사회부터 솔선수범의 자세로 원칙을 중시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와 같은 것을 국민이 보고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곧 믿음과 신뢰의 문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담으라고 뽑아 준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그리고 선출직들부터 자세를 바로 가져야 한다. 당리당략에 따라 거수기 역할에 급급한 위정자들은 더 이상 국민을 입에 담을 수 없다. 보다 낮은 자세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위정자가 되길 주문한다.

천문학적 예산을 들여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한 경제정책 또한 예외가 아니다. 국민연금을 비롯 각종 세부담에 허리가 휘어질 정도로 궁핍한 국민들의 양면을 보는 게 우선이고 원칙이다. 일부 관료들이 책상머리에 앉아 세우고 발표하는 것들이 국민적 합의를 제쳐 놓은 것이라면 그 또한 원칙을 외면한 것이다. 그것부터 바로 잡고 실천하는 새해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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