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크라운 정치인' 이니 경험 풍부해 잘할 것 … "당 대표 출마권유가 많다"

 

[충청일보 김홍민 기자] 충청권 대표 정치인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당권 도전에 나설 전망이다.

정 의원은 4선 중진으로 지난 2016년 12월부터 1년간 당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당시 촛불정국으로 당은 여당에서 야당으로 바뀌며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정 의원이 원내대표로 활약하며 당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당권을 잡을 경우 차기 대권 후보로도 부상할 것으로 예상돼 오는 2월의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결과가 주목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달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사원·대학생 등 100여명의 청년들과 함께 '어른이날 대잔치'라 명명한 청년토크콘서트를 주최했다. 이날 안보대재앙·경제대재앙·외교대재앙·민생대재앙·일자리대재앙의 다섯 개 종이박스를 직접 날려버리는 퍼포먼스를 했는데 현 정부의 외교안보와 경제(민생·일자리)문제점을 지적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캠페인 구호는 '준비된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국민들의 기대와 바람과는 달리 현 정부가 출범한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 전반에 어느 한 곳 성한 데가 없다. 특히 일자리에서부터 부동산, 탈 원전 등 문재인정부가 손댔다 하면 쇼크와 참사가 발생하고 있다. 점점 하락하는 경제성장률, 100만 명에 육박하는 실업자 수,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소득 불평등 등 나쁜 기록들만 경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적신호다, 재난 사이렌이 울렸다고 아우성을 쳐도 문재인정부는 눈과 귀를 막고 난폭운전을 멈추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외교 안보 역시 망국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 김정은은 비핵화에 대해서 가시적으로 어떠한 조치나 이행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문 대통령은 혼자 안달 난 듯 퍼주기에 올인하고 있는 모습을 어느 누가 정상적으로 볼 수 있겠나. 그래서 저는 한반도에 안보·민생·법치 위기 등 3대 먹구름이 끼어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문재인정부가 북한 핵 폐기 의지가 있는지, 54조원의 일자리 예산을 투입하고도 실업률이 고공행진하고 광화문에서 김정은을 연호해도 공권력이 손 놓고 있다. 여기에다가 문 대통령 스스로가 국정은 난맥(亂脈)이고 경제는 난항(亂杭)이고 민생은 난리(亂離)고 민노총은 난동(亂動)이고 여당은 난망(難望)인 이런 '5난(亂)의 시대'를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3대 먹구름과 5난(難)의 시대... 문재인정부의 실상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0년 장기집권'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울러 내년(2020년) 21대 총선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민심과 동떨어진 문재인정부의 독선과 오만이 여당 대표를 통해 그대로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문재인정부의 독선·독단적인 좌파 포퓰리즘 정책으로 경제는 더욱 악화되고 민생은 피폐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 대표조차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께서 민심을 외면하는 문재인정부와 여당에 대해 21대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을 해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올라갔다고 하지만, 문재인정부의 지지율이 빠져도 한국당 지지율로 바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인가.

"문재인정부의 지지율 하락이 자유한국당의 지지로 연결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과연 한국당이 굳건하고 튼튼한 보수정당인가 하는 신뢰의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대로 흘러가면 대통령의 지지율도 총선 때에는 20%대로 하락할 것이고 국민들도 더 이상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당의 지지율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한국당 스스로가 굳건하고 튼튼한 적통보수정당의 모습을 보일 수 있느냐가 문제다. 야당다운 야당,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대안정당으로서의 모습을 갖출 수 있을 때 적통보수로서 정권교체가 가능해 질 것이다. 현재 한국당의 모습은 국민들의 신뢰를 완전히 회복했다고 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2016년 12월, 제가 원대대표를 맡을 당시 한국당은 적통보수정당이라기보다는 갈등과 분열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난파선과도 같았다. 당 사무처 직원조차 파업을 하고 있었고, 당 전체가 모래알처럼 뿔뿔이 흩어지기 일보직전이었으며, 대선후보조차 낼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배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원과 국민들의 열정으로 당은 다시 심폐 소생해 대선후보를 선출하고 대선에서 1야당으로서 2등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의 참패로 당이 또 다시 흔들리고 국민들의 신뢰도 멀어져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내 갈등과 분열이 분출하게 되면서 매우 어려운 상황까지 갔지만, 김병준 비대위 출범으로 지금은 상당부분 안정화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당원과 국민들의 선택을 받은 당대표가 개혁과 혁신을 이끌어 굳건하고 튼튼한 적통보수정당이 돼야 할 차례다.

-그렇다면 차기 당 대표는 어떤 사람이 돼야 한다고 보는가.

"차기 당대표는 명분과 자질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정치적 명분에서 당원과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건드리기만 해도 산산이 무너질 위기일발의 상황에서 이 당을 끝까지 지켜온 소위 사수파가 있었고, 반면에 배가 침몰할 때 자기만 살겠다고 먼저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다시 정상상태가 되니까 이제는 돌아와서 선장이 돼야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당원과 국민들은 전통적 의미에서나 명분적 의미에서 누가 당대표가 돼야 할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자질면에서는 보수적통정당으로서 당을 굳건하고 튼튼하게 만들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 앞으로 야당다운 야당을 이끌어 갈사람, 당을 튼튼하게 해 보수대통합을 이룰 여건을 만들 수 있는 사람, 공천혁명을 통해 다음 총선에서 승리를 이끌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 다음 총선의 승리는 정권교체의 디딤돌이 되는 매우 중요한 선거인만큼 총력을 기울여 그 기반을 만들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하다."

-2월 열리는 당 대표 선거의 대표적 후보 중 한명에 포함돼 있다. 하지만 아직 출마여부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입장 피력은 언제 할 예정이고, 다른 후보에 비해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당대표 출마여부는 아직 고심 중에 있다. 과연 제 자신이 짊어지고 나아갈 수 있을지 매일같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있다. 아직까지 후보는커녕 전당대회일정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후보와 장단점을 비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저는 정치권에서 장관과 도지사(광역단체장), 국회의원 등 '트리플크라운'을 경험한 정치인이다. 이것은 다양한 과정을 거치면서 정치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통해 당대표를 해 나갈 수 있는 동력이 녹아있지 않겠느냐는 호의적인 말씀들을 (주변에서)전해 주신다."

-최근 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뜨겁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거론되는데 정 의원은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가 궁금하다.

"국회에서 여야가 선거구제개편에 합의했지만 당장 해결하고 넘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비례성 제고와 사표방지라는 명분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거론되고 있지만, 실상은 정치적 유불리에 따른 소수정당의 국회의원 수 늘리기가 목적이다. 사실상 우리나라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어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돼 있음에도 최소한 49%의 사표가 발생하는 대통령제를 내각제로 바꾸지 않은 채 국회의원 선거에서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한다면 반쪽짜리 정치개혁과 다름없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논의하기에 앞서 권력구조개편을 먼저 논의하는 것이 순서다. 게다가 현재의 의석수에 대해서도 국민적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는 마당에 국회의원 증원을 전제로 한 논의는 국민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지난해 지역에서는 KTX세종역 신설 문제로 논란이 확산됐다. 호남과 지역갈등, 정치쟁점화로까지 번졌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여당의 당대표가 아닌 세종시 국회의원인 이해찬 의원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한 이야기다. 충청권 내 심각한 분열과 갈등을 야기시키는 세종역 신설문제를 단지 세종시 지역구 의원이라는 협소한 생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세종역 신설은 국토교통부 경제성분석에서도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지난 2017년 5월에 이미 국토부가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사업성이 전혀 없는 B/C(비용편익분석) 0.59를 기록했다.(B/C 1.0이상이 사업성 있음) 보통 KTX의 평균 역간거리가 46.13km인데 반해 만약 세종역이 설치된다면 오송역~세종역 구간이 22km, 세종역~공주역 구간이 22km로 고속철이 아닌 저속철로 전락한다. 또한 세종역 설치는 오송역과 공주역, 서대전역의 위상과 가치를 심각히 훼손할 수 있다. 여당의 당대표라면 국가 전체의 균형발전을 고려해야 함에도 개인의 영달을 위해 충청권내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는 행태는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

-그동안 중부권(충청)대망론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지난 대선을 앞두고 진보진영의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보수진영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중도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 후 현재는 주춤한 상태다. 중부권 대망론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보는지.

"당연히 유효하다. 중부권 대망론은 한 두 사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중부권 대망론은 동서영호남 분할주의에서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한 중부권 시대를 열어달라는 시대적 요구다. 특히 그동안 캐스팅보트 역할에만 그쳤던 충청도민들이 이제는 그 중심에 서야한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충청이 단결하고 단합한다면 무엇인들 못하겠는가. 이제 '충청대망론'을 넘어 중원을 포용해 나가는 '중원대망론(충청·경기·강원·경북 북부·전북 북부 아우르는 지역)'을 품어야 할 시기다."

-새해가 시작됐다. 충북도민들께 인사말을 한다면.

"새해는 황금돼지해인 기해년(己亥年)다. 황금돼지처럼 풍성하고 건강한 한 해가 되시길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란다. 지난 한 해는 저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 모두에게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해였다. 학자들이 2018년 선정한 사자성어가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임중도원'(任重道遠)'이었다. 민생의 어려움을 그대로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새해에는 국민들에게 한층 더 다가가는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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