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청주박물관, 내달 10일까지 특별전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국립청주박물관이 청주를 지켜온 옛 사람들의 삶과 흔적을 살펴보는 특별전 '100년 전 청주 이야기'를 열고 있다.

청주라는 이름이 '삼국사기'에 처음 등장한 후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땅이 기름지고 호걸이 많으며 그 풍속이 동남쪽의 으뜸이라 하여 살기 좋은 곳'으로 적고 있다.

이번 전시는 시대 변화 속에서도 청주지역의 전통 환경과 가치관을 지키며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리 고장 청주를 대대로 이어 온 100년 전 사람들은 일제 강점기라는 어두운 환경 속에서도 시대의 아픔과 역경을 이겨내며 오늘의 우리를 있게 했다. 이것은 이 땅을 가꿔 온 사람들이 전통과 가치관을 그대로 지키고자 했기에 가능했으며, 다양한 모습의 사진과 기록들은 당시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지금은 사라진 청주읍성과 청남문(淸南門), 땅 속에 매몰된 남석교(南石橋), 현재 옛 모습을 간직한 채 우뚝 서 있는 철당간은 청주에 전통 문화 유산이 대대로 이어져 왔음을 알려 주는 문화재다. 또 자연환경과 사람들의 모습은 당시의 시대상을 알려줄 뿐 아니라 현재와 연결해주는 매개물이 되고 있다.

전시 중인 유산 중 '반찬등속(饌饍繕冊)'은 1910년대 청주 상신동(현 흥덕구 강서2동)에서 붓글씨로 쓴 책이다. 고한글로 쓴 음식 조리법과 한자로 음식 재료 등을 기록한 문자책이며 마지막에 편지글이 붙어 있다.

음식은 김치류, 짠지류, 반찬류, 떡류, 음료, 술 등 46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앞표지의 '계축 납월 이십사일'이라는 글자로 미뤄볼 때 1913년 12월 24일 책을 완성한 것으로 보이며 뒤표지에는 '청주서강내일상신리(淸州西江內一上新里)'라고 지명이 쓰여 있다.

민간에서 고한글로 간행한 충북 최초의 음식 조리서인 이 책은 당시의 음식문화 뿐 아니라 언어(방언)·마을 등을 이해할 수 있는, 청주를 대표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지나온 오랜 세월 만큼이나 잊히는 것들이 많고, 현재 그 흔적조차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많은 곳에 사람들의 발길이 닿고 있으며, 또한 그 곳은 생활의 터전이 되고 있다.

또 '반찬등속'과 같은 기록물은 전통을 계속 이어가길 바라던 100년 전 청주지역 사람들의 혼이 담긴 자료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반찬등속 외에 18세기 '청주목지도'와 19세기 '청주읍지' 등도 선을 보이고 있다. 청주읍성·상당산성·남석교 등 지역 문화유산의 3D 영상과 옛 사진 자료들도 관람객을 기다린다.

청주박물관 관계자는 "이 전시가 과거로부터 현재의 우리가 있게 된 시대적 배경과 그 의미를 살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며 "아울러 방학을 맞아 수험생을 비롯한 학생들이 많이 찾아 옛 사람들이 남긴 전통을 함께 공유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다음달 10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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