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서 화기애애 … "정국 관련 협조" 약속
지역 현안선 이해 대립 … '양보 없는 경쟁' 예상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국정현안에 대해서는 서로 협조하겠지만 KTX세종역 신설 여부를 놓고서는 물밑에서 사활을 걸고 경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이달 중 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에 세종시가 1번으로 신청한 KTX세종역 신설이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세종시 지역구의 이 대표는 세종역 신설 추진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변수는 정부정책 결정과정에서 여당 대표를 견제할 수 있는 노영민 실장의 출현이다. 세종역 신설은 노 실장의 지역구였던 흥덕구에 위치한 KTX오송역의 위상 약화를 예고하는 사안이다.

이 대표는 다음 총선의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노 실장은 앞으로도 계속 정치 일선에 나설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시종 충북지사가 3선으로 다음 지사 선거에 나서지 못하는 만큼 노 실장의 출마를 점치고 있다.

결국 노 실장은 재임기간 불거지는 세종역 신설 움직임에 사활을 걸고 저지해야만 하는 입장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만약 세종역 논란이 발생한다면 두 사람은 여당 대표와 대통령 비서실장이란 국정운영의 동반자 위치에서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칼만 들지 않은 전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런 관측처럼 둘은 공개석상인 첫 만남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노 실장은 지난 11일 국회를 찾아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대표를 만나 취임인사와 함께 소통 강화 의지를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노 실장을 만나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을 지내신 만큼 경제에 대한 전문적 식견을 가져 든든하다"며 "어제 대통령 신년회견을 보면 경제에 상당히 무게를 두고 있는데, 경제문제를 푸는 데 힘이 될 것"이라고 덕담했다.

이 대표는 "당도 금년에는 경제활성화에 역점을 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며 "대통령을 모시고 국정이 원활히 되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고, 당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노 실장은 이에 대해 "17대 국회 등원 후 첫 원내대표 선거가 있었다. 다른 선배 의원들에게 '저는 이해찬 의원님을 도와줘야 할 입장이니 죄송하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며 "그때 (원내대표가) 안되셨다"고 말했고, 이 같은 인연을 들은 배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노 실장은 그러면서 "올해는 성과를 내야 하는 해인데, 정부가 국회·당과의 소통을 중시하지 않으면 소기의 성과를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민생경제에 있어 성과를 내도록 도움을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이 처럼 두 사람의 만남은 웃으며 시작됐지만 이 대표가 세종역 신설을 언급할수록 정치적 대결구도가 심각해질수 있다는 전망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