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보 충북교육학회장·교육학박사

[심의보 충북교육학회장·교육학박사] 새해를 맞이했다. 해갈이다. 누구나 새해는 새로운 시작이기를 바란다. 후천개벽(後天開闢), 역사의 개벽이기를 바란다. 여명(黎明)의 해돋이를 맞는 마음은, 신 새벽 이슬 젖은 풀밭을 헤집고 가는 희망이며, 삶의 쇄신과 인격의 변혁과 사회의 혁신을 기구하는 마음이다. 생이 워낙 지긋지긋한 반복이요 또 타성이기에, 이처럼 간절히 해갈이를 원함은 그 몹쓸 협잡과 비리, 무책임, 금전만능, 상실의 시대, 비교육의 사회에서 암담한 세상 그 자체를 거부하는 격렬한 몸부림이다.

'세상에 정의는 없는가? 진실은 죽었는가? 물론 올해라고 지난해와 크게 다를 수는 없다. 그것은 사뭇 뻔한 일일 수 있다. 다만 사람들이 굳이 순환속의 새 출발로 인식하려 들 뿐이다. 비록 올해 또 일년 별수 없이 작년, 재작년, 그리고 그 재작년처럼 보낸다고 해도, 그럴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고 해도, 결과야 그같이 참혹하게 끝난다고 해도, 그래도 시작만은 전혀 미지의 세계, 전혀 존재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 새로운 세계를 향한 모험스런 출발을 결행하고 싶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지난 8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어두워지는 하늘(Darkening Skies)'이라는 부제가 달린 세계 전망 보고서를 통해 국제 무역과 제조업 활동이 동력을 잃고 있는 데다, 주요 경제권 사이의 무역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에 가장 큰 변수로 지목되던 대외 불안요소가 새해 벽두부터 현실화하면서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우리사회는 이미 저성장의 뒤안길에 경제적 빈곤층은 늘어났고, 청년실업과 소외된 이웃이 많아졌다.

교육이 희망이다. 국가사회의 경쟁력은 곧 인재의 경쟁력이다. 우리 사회의 성장동력은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 내는 '인적 자본'의 육성에 있다. 기업을 비롯한 인재의 최종 수요자는 창의성과 인성을 겸비한 '훌륭한 전문인'이다. 그런데 최근 지역사회에 대립하는 주제가 있다. 소위 '명문고 설치'이다. 충북의 학력저하와 인재유출을 보다 못해 민간사회단체들이 들고 나섰다. '인재 육성'의 시민 요구에 '시대역행'이라는 반대 의견으로 시민과 교육청이 대립하고 있다.

'군군신신 부부자자(君君臣臣 父父子子)', 오랫동안 우리 교육의 지침으로 사용되었던 이 말은 공자가 제(齊)나라 경공(景公)에게 한 말이다. 새해 첫 달의 절반을 지나며, 끊임없는 변화와 변신을 추구해야 한다.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내가 될 수 없듯이, 내일의 내가 오늘의 나와 달라져 있기를 바라는 결연한 몸짓이 있어야 한다. 인격의 완성, 사회정의의 확립, 국가의 발전이라는 개인적, 사회적 국가적으로 새로운 도전에 우리의 결의는 유례없이 굳고 또 결연해야 한다.기해년(己亥年) 여명을 맞이하면서 올해는 우리가 자아혁신을 통한 명실상부(名實相符)한 인격의 완성을 지향하는 교육력의 회복이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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