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천시의회 3명의 의원이 의용소방대를 퇴임했다. (왼쪽부터 하순태 의원, 김상현 제천소방서장, 유일상·김대순 의원)

[제천=충청일보 이재남기자] 충북 제천 주민에 대한 '무한봉사'를 약속하며 의용소방대원을 자처했던 제천시의원들이 명예롭게 퇴임했다. 

주인공은 유일상·하순태·김대순 시의원.

이들은 적게는 수년에서 많게는 15년 가량 구조 봉사활동을 펼쳐왔던 인물들이다.

이들은 지난 15일 소방서 3층 대회의실에서 100여명의 의용소방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명예롭게 구조대를 떠났다. 

퇴임 이유는 구조 '출동' 시 의정활동으로 투입될 수 없다는 점을 서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제천 119 수상구조 전문의용 소방대는 20여명으로 구성된 정예 대원들이다. 

특히 소방대는 팀워크를 매우 중요시하는데, 인원이 소수이다보니 각자 역할을 정확하게 수행해야만 손쉽게 구조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이런 가운데 3명의 의원들이 바쁜 의정활동으로 구조 활동을 펼치지 못한다면 소방대의 역할은 미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몸 담고 있던 '119 수상구조 전문의용 소방대'는 사실 아무나 입대할 수도 없다. 

스킨스쿠버 자격증은 물론 잠수와 보트면허 등 수상동력면허를 소지해야만 소방대에 입대할 수 있다. 

또 연간 전문교육(6회)과 강도 높은 훈련(3회) 등을 견뎌내야만 대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이들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초선 의원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시를 견제하는 데에서는 3선 못지 않은 노련함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활약상은 지난해 열린 정례회 행정사무감사 때 나왔다. 

당시 유 의원은 "제천지역 청소노동자들의 임금 부분을 명확히 해야 함은 물론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 청소업체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대순 의원은 제천지역 시내버스 임원들이 억대 연봉을 가지고 간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낱낱히 공개해 주목을 끌었다. 

하 의원 역시 정례회 5분 발언에서 '의림지 역사박물관' 부실시공 의혹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과 질의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유 의원은 "3명의 대원이 의정활동으로 구조 활동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구조 활동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퇴임하게 됐다 "고 말했다. 

하 의원은 "소방대원으로서의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지역사회에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도록 의정활동에도 모든 정열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구조 활동은 그만뒀지만 왕성한 의정활동으로 시민들 곁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김상현 제천소방서장은 "제천시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3명의 의원들에게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며 "소방대에서 보여줬던 열정만큼 의정활동도 열정적으로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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