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하면 우리도" 눈치 보기 충북도의회 산경위 무기 연기 시·군의회 경우 계획 안 세워

[충청일보 지역종합] 여행 가이드 주먹질 등  경북 예천군의원 행동이 전국적으로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충북도의회 산업경제위원회가 유럽 3개국을 방문하는 해외연수를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시군의회도 눈치를 보고 있다.

이번 사태를 놓고 비난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해외연수를 떠났다가 자칫 구설에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산업경제위원회는 당초 오는 3월 7박9일 일정으로 독일과 네덜란드, 프랑스를 방문해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축산분뇨 처리시설, 태양광, 와인 산업 등을 벤치마킹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산업경제위는 지난 17일 370회 임시회 1차 본회의가 끝나자마자 의원 간담회를 열고 해외연수를 무기한 연기했다.
박우양 산업경제위원장은 "충분한 사전검토와 내실 있는 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데 의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도의회가 지난해 공무국외 활동 규칙을 개정, 사전준비를 의무화하고 심사를 강화했지만, 예천군의회 파문 탓에 자칫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한 것이다.
청주시의회도 5개 상임위별로 해외연수 예산을 1인당 300만원씩 확보했지만, 연수 계획을 잡지 않고 있다.

충주시의회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시의회 관계자는 "해외연수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냉담해 계획 수립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제천시의회는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소그룹별·주제별 연수를 추진하기로 했으나 예천군의회에 대한 공분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일정을 아예 잡지 않고 있다.
단양군의회와 증평·진천·괴산·음성군 의회 모두 해외연수 예산은 편성했지만, 계획 수립을 미루고 있다.

영동군의회도 해외연수 일정 논의를 채 시작하지 않았고, 도내 11개 시·군의회 중 가장 많은 1인당 4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한 보은군의회는 해외연수를 하반기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옥천군의회는 지난 2011년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연수를 마지막으로 7년간 단체 해외연수를 하지 않고 있다. 
올해에도 외국에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의 A기초의원은 "의회의 해외연수를 바라보는 군민의 시선이 곱지 않고 외국에 가도 마땅히 배울 게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