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옛날 방송 프로그램에 '유머 일 번지'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다지 웃기지는 않지만  억지로라도 웃기려고 노력했던 프로그램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유머 일 번지처럼 억지로 웃기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데 그냥 글만 보아도 웃음이 나오는 게 페이스북에 김선영선생님이 올리는 글이다. 얼마 전 '웃기는 놈이 더 나빠'라는 글을 올리셨는데 배꼽 잡았다.

내용 인 즉, 어느 학교에 선생님이 뒤가 뜯어진 바지를 입고 교단에 서게 되었다. 칠판에 글씨를 쓰며 움직일 때마다 검은 바지 사이로 흰 팬티가 나왔다 들어갔다 하면서 학생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있었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조용히 하라며 주의를 주었으나 학생들의 웃음소리는 줄어들지 않고 있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선생님이 뒤돌아보면서 소리를 질렀다. "야! 어느 놈이야? 웃는 놈들도 나쁘지만 웃기는 놈이 더 나빠. 누구야? 당장 나와!" 사실 유머처럼 우리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해 본다.

정치적으로 대성공을 거둔 분들도 대부분 유머감각이 있으셨던 분들이셨다. 링컨, 처칠, 케네디, 오바마 등을 보면 심각한 상황을 유머와 위트로 순간을 반전시키며 성공한 대통령들 아니었나 싶다. 하기사 집안도 마찬가지, 조직도 마찬가지, 일터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되는 집안은 위트와 유머가 넘치고 안 되는 집안은 불평과 불만이 넘친다. 우리가 좀 더 발전하려면 유쾌함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어느 분이 이런 글을 쓰신 적이 있다. 일터도 이와 다르지 않다. 똑똑한 사람이 일을 잘하고 성과를 내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유쾌한 조직이 좋은 성과를 낸다. 사랑을 받는다고 느끼는 직원이 최선을 다한다. 회사는 좋은데 상사가 싫어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를 수도 없이 본다. 일만 알고 성과만 내는 데 목숨 걸기 때문이다.

새해 들어서 한 마디 더 하고 싶은 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한 분이 있어 이 분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가 나가는 모임에는 몇몇 최고경영자(CEO)들이 있다. 매월 돌아가면서 성공담이나 경영 사례를 발표하는 자리가 있는데 어떤 CEO는 이런 말을 했다. "제도를 아무리 뜯어 고치면 무얼 합니까. 상사가 변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인 걸요." 그는 간부들에게 늘 먼저 변하라고 주문한다고 한다. 사람이 시스템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企業(기업)이라는 단어가 이를 잘 뒷받침해준다. 企자에서 人(사람)이 빠지면 止(그칠지)자가 된다. 이는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사람이 잘못되면 企業은 止業이 되고 만다. 그냥 끝나는 것이다. 그러니 당신이 조직의 책임자이며 리더라면 사람을 제대로 이끌어야 한다.' 새해, 일터마다 웃음이 가득하고 사람을 최고로 여기는 한 해가 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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