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주 선문대 교수

[안용주 선문대 교수] 빅데이터 키워드 분석에서 미세먼지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요즘이다. 그러나 먼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라는 키워드가 난무하면서, 그저 바람에 이는 뿌연 먼지조차 우리에게는 공포로 다가온다. 마치 숨을 쉬면 당장 폐암에 걸려 사망에 이를 지경인 것처럼 각종 미디어에서 미세먼지 공포를 조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잘못된 정보 혹은 과장된 정보에 대해 정확한 분석정보를 전달하기 보다는 세월호의 그때처럼 무조건 퍼나르기식 정보를 양산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먼지는 늘 생활과 공존하고 있는 존재이다. 입자상물질(PM, Particulate Matter)은 입자크기가 마이크로미터(㎛m)크기의 고체 혹은 액체 미립자를 뜻한다. 공기에 떠도는 부유물질은 자연적으로 발생(황사, 화산재 등)하는 것과 공장, 자동차 등의 배출에 의해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있는데,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먼지는 PM2.5보다 큰 것들로 이는 코의 점막에 흡착되어 폐까지 도달하기 어렵다.

문제는 PM2.5이하인데 공장, 자동차 특히 디젤자동차 배출가스의 대부분이 PM2.5이하인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그리고 대기중의 가스상물질인 Nox, Sox, VOC(휘발성 유기화합물)등이 인위적 배출먼지와 2차적 화학작용을 통해 PM2.5㎛(0.0021㎜)이하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공포감 조성의 1차 원인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통칭 미세먼지를 공포 그 자체로 받아들이게 만든 미디어에 책임이 있다고 하겠다.

두 번째는 용어분류의 정확성을 알리는데 소홀했다는 점이다. 황사는 PM20㎛이하, 미세먼지는 PM10㎛이하, 초미세먼지는 PM2.5㎛이하를 가리킨다. PM2.5이상인 경우 코의 점막에 흡착되어 폐까지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 정설임에도, 일기예보에서 미세먼지 ‘좋음’ ‘나쁨’식의 단순 분류는 마치 미세먼지를 흡입하는 것 자체가 생명에 지장이 있는 것 같은 공포를 조성시키는 역할을 한다. 섣부른 지식은 오히려 오해와 불필요한 공포를 조성시킨다. 따라서 좀 더 세밀한 용어사용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마스크의 효용성이다. 미세먼지가 ‘나쁨’인 날에는 마스크착용이 필수인 것처럼 보도하지만, 실제로 초미세먼지까지 거를 수 있는 KF80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하고는 1시간이상의 실생활이 힘들정도로 호흡이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언론은 그저 마스크착용을 권장하는 멘트를 내 보냄으로서 할 일을 다한 것 같은 상쾌함을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네 번째는 어떤 대안을 내 놓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미디어는 그저 미세먼지의 위험성과 마스크착용을 강조할 뿐 이런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왜 일어나고 있는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중국의 잘잘못을 비판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할 일이다. 몇 백년 전에도 먼지는 있었고 지구에 사람은 살아왔다. 그때와 다른 것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공해물질이 결국 사람의 호흡기를 손상시킨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자성(自省)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PM2.5이하의 물질을 배출시키는 주범으로 디젤차량을 꼽고 있다. 이 물질은 DPF(Diesel Particulate filter)를 통해 상당히 저감시킬 수 있지만, 이를 위한 자성과 행정의 노력은 크게 나아지는게 없다. 디젤차 운행을 줄이고, 필요한 장치를 추가하고, 공회전을 줄이는 일상적 노력이 일상화할 수 있도록 미디어의 시선이 재조정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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