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련 사회복지사

[정혜련 사회복지사] 시바타 도요는 일본의 시인으로 1911년 일본의 도치기시에서 태어났다.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나 그녀가 사춘기에 접어들었을 때 집안형편이 어려워져 음식점에서 더부살이를 했고 33세에 주방장인 시바타 에이키치와 결혼하여 아들을 낳았다. 1992년에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생활하며 아들을 키웠다. 일본무용을 하며 노후를 보내던 그녀가 허리가 아파 좋아하던 취미를 그만두게 되어 낙담하고 있을 때 아들은 그녀에게 글쓰기를 권했다. 시바타 도요는 92세부터 시를 쓰기 시작하여 그녀의 나이가 99세가 되는 2009년 ‘약해지지마’ 라는 첫 시집으로 등단했다. 자신의 장례비로 모아두었던 돈으로 출판한 이 시집이 158만부나 판매되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녀가 100세가 되던 2011년에는 두 번째 시집 ‘100세’를 출판했다. 세상과 이별한 102세까지 그녀의 창작은 멈추지 않았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시를 쓰기도 하였다.

해리 리버만은 26세에 폴란드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로 할렘가에서 현금출납원으로 열심히 일하다가 제조업을 하며 안정된 삶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후에는 현업에서 은퇴하고 노인회관에서 체스를 두며 소일거리를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체스를 같이 하기로 한 사람이 오지 않아, 혼자 앉아 있던 그에게 회관에서 일하는 젊은 직원은 “그렇게 멍하니 있지 마시고, 재미로 그림이라도 그려보면 어때요?”라고 권했다. 그러자 그는 “난 붓도 잡아 본 적이 없어” 라고 대답했다. 직원은 “재미로 하는데 어때요?” 라며 다시 권했고, 그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때가 그의 나이 77세였다. 81세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웠고 그가 세상을 떠난 101세까지 22번의 전시회를 열었고 ‘미국의 샤갈’로 불리며 지금까지도 그의 작품은 높게 평가되고 있다.

시와 그림이라는 다른 예술영역이지만, 이들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뭉클해지며 세상의 모든 욕심과 고통을 내려놓게 한다. 소박하고 따뜻한 시바타 도요의 시와 정감 있고 진솔한 해리 리버만의 그림은 어떠한 비평도 사족이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치유를 준다. 힘든 일이 있어도 위로 받기 어렵고, 삶에 대한 흔들림이 올 때 그들의 작품은 에너지와 희망으로 마음을 채우는 것 같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으며, 세상이 말하는 것이 아닌, 나의 내면에서 울리는 진정한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시바타 도요의 시의 한 구절을 소개하며 모든 이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하고 싶다.

있잖아/불행하다고 한숨 짓지마/햇살과 산들바람은/한쪽 편만 들지 않아/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나도 괴로운 일도 많았지만/살아 있어 좋았어/너도 약해지지마 -시바타 도요 <약해지지마> 중-

아들아/뭔가 힘든 일이 있으면/엄마를 떠올리렴/누군가와/맞서면 안돼/나중에 네 자신이/싫어지게 된단다/자 보렴/창가에 햇살이/비치게 시작해/새가 울고 있어/힘을 내, 힘을 내/새가 울고 있어 -시바타 도요 <아들에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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