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새로운 해의 시작은 늘 새로운 결단과 새로운 목표를 품게 한다. 사람들은 새해의 시작을 기점으로 이제 과거의 삶을 정리하고 새롭게 변화된 삶을 살기로 작정한다. 그런데 사실 날짜나 시간이라는 것은 우리 인간이 삶의 편리함을 위해 정해놓은 일종의 약속과 같은 것이다. 새해가 되었다고 해서 우리의 신체나 환경이 갑자기 변하는 것은 아니다. 2018년이나 2019년이나 우리의 삶은 여전히 변함없이 계속 흐를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새해 꿈꾸는 새로운 소망을 품고도 똑같은 환경, 똑같은 삶의 모습 앞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의지적으로 자신의 과거와 결별하는 것이다. 내 과거의 모습, 과거의 습관, 과거의 환경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모습, 새로운 습관, 새로운 환경 속에서 새롭게 시작할 때 자신이 꿈꾸는 새로운 소망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아주 짧게 포현하면 새로움을 위해서는 먼저 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경을 보면 예수가 제자들을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하루는 예수가 갈릴리 호수에서 고기를 잡기 위해 준비하고 있던 배 두 척을 보았다. 그 중 한 배에 올라서는 배를 땅에서 조금 떨어지도록 띄워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리고는 배 위에서 땅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향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쳤다. 가르침을 마친 후에 배의 주인인 베드로에게 깊은 곳에 가서 그물을 내리라고 말한다. 그러자 베드로는 자신은 사실 방금 전까지 밤새 고기를 잡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늘은 한 마리도 잡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고기잡이에는 아무런 지식이나 경험도 없어 보이는 예수의 말을 듣고서는 한 번 해 보라니까 그 말에 의지해서 다시 한 번 그물을 내려보겠다고 대답한다.

그렇게 그물을 내려보니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고기가 많이 잡혀서 옆에 있던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 이때 예수는 베드로를 향해서 자신을 따르라고 말한다. 예수가 베드로에게 원했던 것은 고기를 많이 잡아줘서 부자가 되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 많은 물고기는 베드로로 하여금 자신을 따르도록 하기 위해 보여준 완전히 새로운 미래의 표징이었던 것이다.

베드로도 이와 같은 예수의 뜻을 온전히 이해하고는 예수의 부름에 응답한다. 그리고 이때 성경은 베드로가 예수를 따르기 위해 그동안 아주 소중하게 생각해온 자신의 배와 그물을 그대로 버려두었다고 말한다. 배와 그물은 베드로의 과거의 삶을 의미한다. 그는 어부였다. 배와 그물은 그가 고기를 잡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었다. 그런데 이 배와 그물을 버렸다는 것은 이제 자신의 삶은 고기잡이와는 상관이 없음을 표현한 것이다.

물고기를 잡아 삶을 이어가던 과거의 인생은 끝난 것이다. 이렇게 과거의 자신을 완전히 비운 후에 그는 새롭게 예수를 따른다. 예수의 말대로 베드로는 이제 물고기를 낚는 어부가 아니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는 오히려 자신의 과거를 바라보아야 한다. 과거를 비워야 새로운 미래를 향한 변화가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변화는 새로운 계획을 통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비움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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