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신원 전 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

 

[권신원 전 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 오늘날 우리 사회는 아무리 해도 내 힘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미래에 대한 암울한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는 불행한 사회 현상을 겪고 있다. ‘개천에서 용이 나기 어려운 사회’로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되는 게 없다는 불만이 폭발하고 계층과 세대 간의 갈등이 커지면서 도전 보다는 포기를 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는 70·80년대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국민 모든 계층이 ‘하면 된다’는 신념과 강한 의지로 소위 한강변의 기적을 이룩한 국민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구 선진국들이 좋은 조건에서 100년 이상 걸려 이룩한 발전을 우리 는 30년 만에 선진 경제국가로 도약시킨 우수한 국민이다.

그런데 ‘희망 상실증’이란 몹쓸 병이 깊어지고 있는 현실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할 수 없는 모순이다. 우리 국민 스스로 자신감을 상실하고 좌절감에 빠져드는 현실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하면 된다’는 신념과 미래를 개척하는 용기를 새롭게 되찾는 것이 시급한 일이다.

몇 해 전 미국을 다녀온 일이 생각난다. 국제적 사회단체인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회장으로서 뉴욕에 소재한 UN 본부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일을 마치고 뉴욕공항에서 귀국편 비행기를 탑승했는데 마침 옆자리 승객과의 의미 있는 대화는 지금까지 참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자신의 이름과 함께 우리나라 한 대기업의 미국 영업을 총괄하는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고 소개한 그분과 서로 명함을 교환했다. 그분의 명함은 앞면은 한글, 뒷면은 영문을 사용하고 있어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34세의 젊은 나이에 한국과 인연을 맺고 35년 동안 한국과의 사업을 하고 있다며 한국의 근대사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가 1970년대 후반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인상은 매우 진취적이며 역동성 있는 나라로 보았다고 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새마을 사업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국민들 스스로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활기차고 패기 넘치는 경제활동을 전개했다는 것이다. 6.25전쟁의 상흔들이 여기저기 남아 있고 자원도 없이 수출에 매달려 국민들이 하나로 뭉쳐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한국인의 저력을 보면서 한국과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고 그 후 나름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했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실종된 ‘하면 된다’는 신념을 회복하는 일은 국가의 경제성장은 물론 국민들의 행복권을 확보하는 필수조건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갖는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우리 국민들의 보편적 가치관의 회복이라는 차원에서도 국민적 결속력과 우수성은 바로 세워야 마땅할 것이다. 여러 가지로 어렵고 힘들다고 느끼는 시기를 극복하는 해답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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