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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소멸의 위기 '인구병'도쿠나가 충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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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08  16: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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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나가 충청대 교수] 일본 주택건설회사 업계 2위인 ‘세키스이하우스’가 사원들의 후생복리와 관련해 과감한 방침을 발표해서 화제이다. 스웨덴 시찰을 마치고 귀국하자 나키이 대표가 3세 미만의 자녀를 둔 남성사원 전원에게 한 달 간의 유급육아휴가를 보장할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흔히 일본하면 고령화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고령화율, 즉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인구에 차지하는 비율이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1%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라고 하는데 일본은 이미 2007년에 이 단계에 돌입했다. 의학의 발달과 요양제도의 실시 덕에 일본은 세계에서 으뜸가는 장수국가가 됐지만 동시에 세계 1위의 고령화 국가가 됐다.

한편 일본은 또 다른 심각한 인구문제를 안고 있다. 이름하여 ‘소자화(少子化)’. 지속적인 저출산으로 청소년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작년 기준으로 일본의 출산율은 1.43명으로 정상적인 국가운영에 필요한 인구치환수준(人口置換水準) 2.1%에 턱없이 못 미치고 있다. 2008년 1억 2,808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다음 일본의 총인구는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10년~2015년의 5년간에 963,000명이 감소했다. 해마다 평균 20만명씩 인구가 줄고 있는 계산이다.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2040년에는 전국의 지자체 중 절반이 사라질 거라고 한다. 2065년에는 8,808만명, 2100년이 되면 5,000만명을 밑돌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처럼 사망률과 출생율의 저하로 급속하게 인구가 축소되는 현상을 ‘인구병(人口病)’이라 부른다. 현대인을 위협하는 질병 중 암이 가장 무서운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잘못하면 사회 전체가 소멸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인구병이 가져다주는 공포에 비할 바가 아니다. 프랑스, 스웨덴, 이스라엘 등, 일찍 인구병의 심각성을 깨달은 서구사회에서는 그 확산을 막기 위해 전면전을 벌이는 중이다. 연봉의 80%를 보장하고 1년 이상 육아휴가를 보내는가 하면 유치원에서 대학에 이르는 모든 교육과정의 학비를 면제하는 등, 정부는 물론 사회와 기업이 혼연일체가 돼 총체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언급한 세키스이하우스가 일개 민간 기업임에도 사원들의 출산 독려에 발 벗고 나선 데는 그만한 배경이 있는 것이다.

미국의 역사학자 루트워크(Edward.N.Luttwak)는 인구병이 진행되면 변화를 두려워하고 미래를 대비하려 하지 않는 근시안적 사고가 사회에 만연하게 된다고 했다. 최근 일본의 정치적 성향이나 소비적 형태는 정확히 이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은 어떤가?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2018년 한국의 출산율은 0.95명. 경악을 금치 못한다. 미혼율(未婚率)도 이미 일본을 앞질렀다. 한편으로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2050년이면 한국의 평균연령이 일본을 추월할 전망이다.

국민이 없는 국가는 있을 수 없다. 결혼을 않고 아이를 낳지 않은 대가로 손에 넣은 물질적 풍요는 허상일 뿐이다. 번영의 뒤에 숨어서 절체절명의 위기가 코앞에 다가오고 있다. 때를 놓치기 전에 근본적인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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