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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고에 대한 동상이몽백성혜 한국교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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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14  1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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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혜 한국교원대 교수] 컬쳐 컨비니언스 클럽의 CEO 마스다 무네아기는 소비 변화를 3단계로 구분했다. 첫 단계는 물건이 부족한 시대로, 상품 자체가 가치를 지녔다. 하지만 물건이 넘치면서 둘째 단계에서는 플랫폼이 중요하게 되었다. 3단계에서는 모든 정보가 온라인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소비자의 시각에서 소비를 요구하는 제안이 더 중요해졌다.

이를 교육에 적용하면, 과거에는 지식의 원천이었던 교사가 중요했기 때문에 교사는 존경을 받았다. 2단계에서는 고급의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인 강남 8학군과 대치동 학원이 뜨면서 강남 집값도 고공 행진했다. 이제는 인공지능 때문에 정보와 지식을 많이 아는 사람의 가치가 사라졌다. 따라서 3단계에서는 소비자인 학생이 필요로 하는 지식을 함께 만들어가는 교사가 더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도 전통적인 교육관 때문에 교육현장에서는 지식을 가르치려는 교사와 배울 의지가 없는 학생들 사이에 수많은 교육적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교육에 대한 소비의 패턴 변화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이제 잘 만들어진 기성 지식을 전달하는 기술로 교사를 선발하는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얼마 전 인기를 끌었던 ‘SKY 캐슬’ 드라마에서 학부모는 2단계 소비자로서 SKY 대학에 보내기 위해 특정 학원의 정보와 지식을 선호했지만, 3단계 소비자인 자녀들에게 이러한 교육이 부작용을 크게 일으켰다. 이제 새로운 교육에서는 소비자 개별 특성을 이해하는 교육이 중요하다. 소비 패턴에서 이제 브랜드 시대는 갔다.

최근 충북도는 명문대를 보내는 명문고가 적기 때문에 중앙부처 경제·관료계에 충북 인재의 비중이 낮고, 연구소나 기업체의 우수 직원의 자녀들이 충북에 오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명문고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만약 일부 사람들이 명문고의 정의를 명문대에 많이 보내는 학교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소비의 두 번째 단계에 머무른 발상이다. “좋은 학교는 개성 있는 모든 아이들을 인재로 만드는 것”이라는 김병우 교육감의 말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명문대 입학사정관의 기호에 맞는 학생들을 선발해서 길러내는 교육은 학생들의 개성을 죽이는 교육이 될 수 있다. 남의 눈에 잘 보이려고 스펙을 쌓기보다 스스로 하고 싶은 공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스스로 자신의 지식을 만들지 못하는 사람은 문맹이 될 것이다. 남의 지식을 묻고 따라한다는 것은 글을 몰라서 남이 시키는 대로 X자를 그리는 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

앞으로 명문대의 입학사정관은 3단계의 소비자로서 학생들을 선발하려고 할 것이다. 단지 과거에 명문대를 많이 보낸 고등학교 학생이라는 이유로 선발하지 않을 것이다.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는 변화하는 시대에 낙오자를 만들어 낸다. 남보다 빨리 시대의 변화를 읽고 교육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 앞으로 만들어질 충북의 명문고는 자신만의 지식 소비 패턴을 가지고 성장하는 개성 만점의 인재들을 길러내는 곳이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교사교육의 개혁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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