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지로 경기 용인 유력… 유치 방향 전환
"메모리 분야 집적화… 낸드마저 포함" 우려
연구인력 등 청주 정주여건 미흡에 걸림돌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충북도는 SK하이닉스가 참여해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총 120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협력지구)' 유치에 나섰지만 후보지가 경기도 용인으로 유력해지면서 투자유치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도는 그동안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위해 정치·경제계 등에 다각도로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용인이 유력 후보지로 부상하면서 도는 SK하이닉스가 청주에 기존 낸드플래시 투자를 지속하도록 요청하는 등 유치 전략을 수정했다.

업계 동향을 살핀 결과, SK하이닉스가 D램은 물론 낸드플래시 부문 등 메모리반도체 전 공정을 용인에 집적화하려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메모리 분야의 D램은 경기 이천에, 낸드플래시는 청주에 공장을 건설했다.

그러나 경기 이천은 공장부지가 더 이상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면서 D램과 연구개발 분야뿐만 아니라 향후 낸드플래시마저도 용인에 넣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도는 낸드플래시 M15 공정 유치 후 다음차례인 M17공정을 청주에 투자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의 확답을 얻지 못한 상태다.

도 관계자는 "반도체 클러스터의 충북 유치가 최선이지만, 메모리 반도체(D램·낸드플래시)의 용인집적화가 현실화 될 경우 청주권의 낸드플래시 부문마저도 향후 용인으로 투자될 가능성이 있어 낸드플래시 기존 공장이 있는 청주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도록 SK하이닉스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충북도의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유치가 사실상 어렵게 된 것은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청주권의 정주여건이 꼽힌다. 이 관계자는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연구개발 부문도 들어서는데 관련 업체나 협회와 접촉한 결과 연구원 등 고급인력들은 근무지가 수도권이 아니면 취업을 하지 않거나 심지어 기존 인력도 퇴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도는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계획이지만 민간 투자부문에서 해당 기업체의 의견과 방침이 우선"이라며 "낸드플래시 부문이 청주에 계속 투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계획을 다음 달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