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우리나라가 올해 드디어 고대하던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 달러 시대로 접어든다. 국민총소득 2만 달러를 넘은지 12년 만이다. OECD 회원국 중 24번째 나라가 되는 셈이다. 1960년 80여 달러에 불과 했으나 58년 만에 375배로 늘어나 세계적인 기록이 아닐 수 없다. 한마디로 기적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IMF 사태와 국제금융위기만 아니었으면 더 일찍 도달 했을지도 모른다. 또한 국내의 정치적 불안정과 성장정책의 후퇴가 없었더라면 더 앞당겨졌을 뻔했다. 이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으니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된 셈이나 다를게 없다.

인구 5000만 명 이상이면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는 국가는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이다. 한국도 많은 인구가 경제적으로 윤택하게 살 수 있는 국가가 된 셈이다. 국제적 추이로 볼 때 선진국에서 국민소득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바뀌는 기간은 평균 8.2년이다.

 빠르게는 스위스처럼 2년 걸린 나라도 있지만, 이웃 일본은 1987년 2만 달러에 진입하고 1992년에 3만 달러 시대를 열었으니 5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독일과 노르웨이, 덴마크도 그 정도 기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2년이 걸렸다. 정부가 3만 달러 시대를 예고했으니 그에 걸맞게 성숙한 사회를 준비해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국가·사회 전반에 걸쳐 깊숙이 내재돼 있는 사회갈등과 불신을 떨쳐내야 하므로 쉬운 일이 아니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 둔화, 내수 위축, 소득 양극화 심화, 집값 급등, 실업난 등의 여파로 사실상 국민들이 피부에 닿는 살림살이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체감하기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가계의 살림살이와 밀접한 내수 경기는 오히려 더 나빠지고, 수출 주도의 경제성장은 전 세계 경기침체라는 악재를 만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걸맞은 행복을 누릴 권리가 국민에게 있으나 한편으로는 어두운 단면도 있다.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도달했으나 아직도 따라갈 대상이 많다. 북한의 국민소득은 1천327달러에 불과해 한국의 1/20도 안 된다. 때문에 추운 겨울에 멀리 양지에 비치는 엷은 햇빛 정도에 불과하다.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럼 3만 달러 시대에 대한민국호는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희망을 찾아야 한다. 희망은 이기주의와 아집을 버려야 한다.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는 국민들이 세상의 보람이기 때문이다. 그 보람을 딛고 힘을 모아 치열하게 정진할 때 국민소득은 날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걸맞은 행복을 평등하게 누리면서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삶을 위해 필요한 국가 비전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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