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서 원룸·음식점 운영하며
20년간 모은 기금 건국대에 기탁

▲ 충주 단월장학회 회원들이 16일 건국대 글로컬캠퍼스에 20년간 모은 장학기금 5000만원을 기탁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충주=충청일보 이현기자]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주변에서 원룸과 음식점 등으로 생계를 꾸려 온 충북 충주시 단월동 주민들이 20년 간 장학금 5000만원을 모아 학생들에게 보답했다.

단월장학회는 지난 16일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총장실에서 장학금 5000만원 지정기탁식을 가졌다.

조광희 단월장학회장과 회원 주민들, 김환기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총장과 대학 관계자 등이 참석한 이 날 기탁식에선 기탁증서 서명이 이뤄졌다.

이어 주민들의 뜻을 기려 건국대가 지정한 단월장학회 기념강의실 현판식을 가지며 뜻깊은 행사를 축하했다.

또 단월장학회와 건국대는 장학기금 지정기탁을 계기로 상생의 관계를 지속해 나아가기로 약속했다.

조 회장은 "학생들로부터 지금껏 받아온 혜택에 이제야 보답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학생들과 상생 발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단월장학회는 건국대 인근에서 학생들을 고객으로 원룸과 음식점, 주점, 슈퍼마켓 등을 운영하는 주민 4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20여 년 전부터 자신들의 생활에 기반이 돼 준 학생들을 도울 방법을 찾다, 장학기금 모금에 뜻을 합쳐 한 푼 두 푼씩 기금을 모아 왔다.

강산이 두 번 바뀐 지난 2016년 목표액 5000만원을 모은 주민들은 "학생들 덕분에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왔다"며 "빚을 갚는 마음"으로 이날 장학기금을 희사했다.

건국대는 앞으로 단월장학회의 장학기금을 운영해 얻는 이자수입으로 해마다 장학생을 선발해 지급할 계획이다.

단월동 신촌·하단마을에 거주하면서 성적이 우수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중에서 장학생을 선발해 단월장학회 명의로 장학금을 전하게 된다.

단월장학회는 이번 지정기탁 외에도 해마다 학생 4명에게 50만원씩 총 2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해왔다.

김 총장은 "학생들을 위해 오랜 세월 모아 온 장학기금을 선뜻 내주셔서 감사하다"며 "정성으로 모은 기금을 취지에 맞게 활용하고, 학생들에게도 단월장학회의 뜻이 전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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