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 총재, '사임' 번복에
내일 신년교례회 파행 우려
일각선 "기득권 대전·충남간 알력다툼 표면화"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700만 출향 충청인들의 모임인 충청향우회 중앙회의 20일 신년교례회가 내홍으로 자칫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할 전망이다.

18일 충청향우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신년교례회는 청주 출신 김영수 총재가 주관해 준비 중인 가운데 김 총재를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5일부터 향우들에게 휴대폰 문자로 김 총재의 자격을 지적하며 불참을 촉구하고 있다.

김 총재는 자신의 자격논란에 대해 이날 "최근 1~2년새 두 차례의 큰 수술을 받아 지난해 총재 취임 후 전국 충청향우회 행사에 많이 참석 못하면서 반발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충청향우회 일부 공동대표·부총재·지역향우회장으로 구성된 비대위 측은 "김 총재가 지난해 상임위원회와 올해 초 임시총회 등에서 건강 상 등의 이유로 사임의사를 밝힌 후 이를 추인했고, 이후 총재 추대위원회까지 구성해 후보공모를 진행하던 중"이라며 "그런데 총재 자격을 상실한 김 총재가 주변 측근들의 회유로 돌연 사임을 번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오랫동안 충청향우회의 기득권 세력을 형성한  대전·충남 출신들이 충북 청주출신인 김 총재가 대표가 된 후 예상보다 재정적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판단, 계파 간 알력다툼을 통해 자기 사람을 차기 총재로 추대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비대위 측 50여명은 이날 회의를 통해 "이번 신년교례회는 직위를 상실한 김영수 전 총재 주관의 불법행사"라며 "지역향우회장 등은 불참한다"고 결의했다.

아울러 이들은 한화그룹 고문인 Y수석부총재를 총재대행으로 추대하고, 조만간 새 총재를 옹립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김 총재는 "사퇴의사를 밝혔던 임시총회는 총원 100명 중 참석자가 30명뿐으로,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의결이라는 정관절차 기준에 미달해 당시 회의내용은 절차상 인정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신년교례회를 잘 준비해 충청인들이 단합하는 자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충청향우회 내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매년 신년교례회 장소(여의도 63빌당)를 협찬했던 한화그룹이 지원을 끊어 장소를 서울시 양재동 더케이호텔로 옮겨 진행한다.

특히 내분 소식이 알려지면서 충청권 4개 시도지사는 한명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충남도는 양승조 지사가 일본출장중이라는 이유로 나소열 문화체육부지사가 참석할 예정이고, 충북도는 서울사무소장이 참석한다는 전언이다.

대전시는 부시장이 참석하려 했다가 고심 중이고, 세종시는 참석대상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우회 관계자는 "충청향우회가 충청권의 단합을 위해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하는데 내분이 발생해 '신년교례회 겸 정기총회' 행사가 총재의 자격 시비로 '신년교례회'로 축소돼 많이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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