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유일 '약사 시인' 첫 시집
김청미씨, 등단 21년 만 출간
삶·약국 풍경 담담하게 그려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충북 유일의 '약사 시인'인 김청미 시인(54·사진)이 등단 21년 만에 62편을 수록한 첫 시집 '청미 처방전'을 발간했다.

시집이 의미하는 '처방전'은 병원에서 의사가 내놓는 그것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으로 상처를 치유하도록 하는 '시인으로서의 처방전'이다.

1부는 사회 전반에 관한 시인의 생각을 서정적으로 빚어낸 시들로, 2부는 약국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와 환자들의 아픈 마음까지 낫게 해주려는 사랑과 포용의 시들로 짜였다.

3부는 가족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치열하게 살아온 삶의 모습을 선보인 시들로, 4부는 등단 직후 폭 넓게 인간과 사물을 사유(思惟)한 시들로 각각 구성했다.

삶에 관한 성찰을 담담히 고백하는 그의 시에는 멋스러움이나 감상보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깊게 스며있다.

시집 해설을 쓴 강형철 시인은 "그의 시는 철저하게 삶과 같이 가는 시였고, 삶의 반성문이자 자경문이었다"며 "시와 삶이 별도로 놀지 않고 서로를 끌어가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했다.

1980년대 중반 전남대학교 약학대학 학생회장을 하며 민주화운동에 나섰던 인물로 알려진 김 시인의 삶을 오랜 세월 가까이서 지켜본 강 시인은 과거와 현재의 경계에서 그의 작품을 읽어냈다.

전남대 약대 출신인 김 시인은 현재 충북 음성군에서 새생명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시인이 아닌 적도 없었지만, 시인인 적도 없었다"는 김 시인은 "최선을 다해 살아왔으나 한 줄의 이력도 붙일 수 없는 지나온 세월 같은 내 시를 가여운 마음으로 들여다보면서 이제 시인으로 불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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