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체육계 발전과 선수 기량 향상을 위해 더 많은 지역 기업들이 실업팀 창단에 관심을 갖길 기대한다.

충북 청주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기업 ㈜에코프로가 장애인 선수 21명을 영입해 20일 창단식을 갖는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11월 영입할 선수들을 물색하는 등 창단 준비를 시작해 이날 공식 창단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지역의 기업이 장애인체육선수단을 운영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다.

에코프로의 경우 선수단 운영을 위한 예산이 연간 4억5000만원 정도 소요된다. 선수들의 급여와 대회 출전·훈련비, 대회 입상 포상금까지 소요된다.

에코프로는 선수들을 위한 복지 혜택도 현재 직원들과 동등하게 부여한다고 한다. 기업 이익을 사회로 환원한다는 큰 의미이겠지만 선뜻 나서기는 만만치가 않다.

체육계가 최근 미투 문제가 발생해 엘리트 체육 육성이 위협받고 있고, 한편으로는 자치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 금지법이 통과돼 지역 체육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소년체전을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체육계와 갈등을 빚고 있기도 하다.

분위기가 점차 전문 선수 육성을 힘들게 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현실적으로 선수들의 훈련 환경은 열악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일부 선수들은 생계 문제에 부딪혀 운동을 포기하는 일도 점차 늘고 있다.

더욱이 장애인 선수들은 관심의 틀에서 더 벗어나면서 훈련에 집중하기가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에코프로의 장애인 선수단 창단 소식은 체육계에는 크나큰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지역 체육계는 대학이나 자치단체에서나 팀을 꾸리고 있는 게 거의 대부분이다.

충북에는 실업팀이 SK하이닉스의 남자 핸드볼팀인 'SK호크스', 충북개발공사의 우슈팀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런 실정을 타파해보려 충북체육회 등이 해마다 지역 업체에 실업팀 창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흔쾌히 답을 주는 기업은 아직까지 없다.

실업팀이 늘어나면 전국체육대회에서도 지역 성적이 향상될 수 있다는 점도 기대해볼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세계대회 전국 대회에서 소속된 선수들이 활약을 펼치게 되면 기업 홍보에도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입상을 하지 않더라도 대회 참가시 기업의 명칭이 따라가기 때문에 그 자체로 기업을 알릴 수 있을뿐 아니라 체육인들에게는 상당히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게 된다.

국민들의 체육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실제 생활체육인들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흐름도 기업들로서는 눈여겨볼만 하다.

이외에도 기업들이 실업팀을 창단해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

오랫동안 지역에서 선수생활을 한 학생들로서는 전문 체육인으로서 성인이 되더라도 뛸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 자체가 동기부여가 된다.

따라서 지역 기업들은 사회 환원이라는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실업팀 창단이 곧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함께 호흡하며 어울려 사는 본보기가 될 것이다.

에코프로가 용단을 내려준 것을 계기로 지역의 많은 기업들이 실업팀 창단에 대해 긍정적인 판단을 내려주길 바라마지 않는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