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기고
퇴임, 그 아름다운 뒷모습변남숙 청주 동주초 교사
충청일보  |  webmaster@ccdaily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2.20  15:57:15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변남숙 청주 동주초 교사] 교직에 몸 담은지 벌써 15년째다. 교사로 살아가며 '나는 어떤 교사인가?',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인가?'라는 질문은 교사의 인생을 살아가는 나에게는 평생 숙제일 것이다. 이 숙제를 해결하는 '답안'같은 교장선생님을 만났다. 이번에 퇴임하시는 조동섭 교장선생님은 아마도 40년 교직에 몸담고 계시는 동안 주변인들에게 선한 긍정 에너지를 주셨을 것이다. 퇴임을 앞두고 교장선생님과의 헤어짐을 동료교사들은 무척이나 아쉬워한다. 아마도 상대를 인격과 존중으로 대하는 그 진솔성을 모두가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면 대다수가 '교장선생님'하면 무서워서 얼음이 되거나 멀리 있고 싶은 무거운 존재로 여겨질 텐데, 우리학교 아이들은 교장선생님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1학년 어린학생의 눈을 맞추며 "사랑합니다" 인사를 해주며 격려해주는 교장선생님을 싫어하고 멀리할 이유가 없다. 학교생활 중 정서적으로 유난히 예민한 학생들은 수업이 힘들 때 교장실을 찾아가서 위로와 쉼을 얻기도 한다.

교장선생님은 학생들을 관찰하시며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늘 고민하시는 듯하다. 한번은 우리 반 학생들이 비오는 날 강당에서 체육수업을 마치고 본관으로 이동하며 머리에 비를 맞는 것을 보시고는 혼잣말로 "아이들이 비를 맞네…"하시는 것을 우연히 들었다. 그리고는 잊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강당과 본관 통로에 처마 공사가 시작된 것이다. 그제야 교장선생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다. 아이들이 비를 맞고 가는 것이 안쓰러우셨던 것이다. 화장실공사도 진행되었는데 우리학교처럼 꼼꼼하게 아이들 입장에서 공사를 한 학교가 드물다는 공사관계자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불편함을 아시고 해결해주고자 노력하시며 공사현장을 꼼꼼히 체크하시는 모습이 공사관계자들의 눈에도 비춰진 것이다.

또 한 번은 5학년 학생이 학교대표로 과학행사를 가야하는데 수련회 행사와 겹쳐서 난감한 상황이 있었다. 담당교사가 고민하자 선뜻 교장선생님께서 왕복 3시간 넘는 거리를 운전하시고 하루 동안 학생의 보호자로 인솔하시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셨다. 누구에게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묵묵히 봉사하며 실천하시는 모습에 우리 교사들은 깊은 감동을 받았다.

조동섭 교장선생님은 이 외에도 동주초에 부임하신 후 함께하는 동안 참된 스승의 길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셨고, 행하신 많은 일들로 인해 아이들뿐 아니라 우리 교사들에게도 존경의 대상이 됐다. 교사로서 나는 아이들을 어떤 자세로 대해야 할 것인가? 나 또한 아이들에게 헌신하고 인격적이며 사랑으로 대하는 교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내가 느낀 그 진솔된 감동을 아이들의 눈빛에서 느끼고 싶다.

충청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