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내가 데려간다' 유서

[충청일보 박재남기자]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아들이 10년간 돌보던 아버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0일 오후 8시 20분쯤 청주시 서원구 수곡동의 한 아파트 인도에서 A씨(49)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숨졌다.

A씨는 사건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아파트에서 아버지 B씨(85)와 함께 최근까지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A씨가 살던 집을 확인한 결과 '아버지를 데려간다'는 내용의 유서 1장이 발견됐다.

A씨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B씨의 목 부위에는 무언가에 눌린 흔적도 나왔다.

서울에 살던 A씨는 치매 증상을 앓던 아버지의 병간호를 위해 10년 전 가족과 떨어진 채 홀로 청주에 내려와 생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B씨가 최근 몸 상태가 나빠지면서 A씨가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고 유족은 전했다.

경찰은 A씨가 아버지를 살해한 뒤 인근의 아파트로 이동, 투신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와 B씨에 대한 부검을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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