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충청일보>

배우이자 제작자 이범수. 이처럼 그는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에서 두가지 타이틀을 목에 걸었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일제 강점기 희망을 잃은 시대에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 1위를 차지하며 동아시아 전역을 제패한 ‘엄복동’의 업적을 소재로 당시 나나를 위해 몸 바친 독립군들의 활약을 픽션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이범수는 극 중 일미상회 사장이자 엄복동의 스승 황재호 역으로 엄복동의 능력을 최대치로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았다. 황재호는 독립 운동가이기도 하며 일본인 한 명을 죽이는 것보다 백성 한 명의 자긍심을 얻는 것을 더 중요시여기는 인물이다. 때문에 그는 자전차 경주에서의 1위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따뜻하면서도 결단력 있는 황재호 캐릭터에 이범수는 완전히 스며들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이면에 따뜻하고 훈훈한 면을 보이며 이범수만의 명연기로 황재호 역을 소화했다.

그는 초반 애국단에게 “세상을 바꾸는 힘은 총, 칼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강력하게 본인의 주장을 펼치는 독립운동가 면모를 보여줌과 동시에 엄복동, 김형신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는 참스승의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이범수는 이번 영화에서 연기 뿐만 아니라 제작에도 도전했다. 그는 “제작자로서 전체적인 것들을 봐야한다는 점을 배우고 느꼈다. 배우로 임할 때보다 더욱 성장하게 됐으며 감독, 스태프, 배우들의 노고가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 것인가를 배우고 발전했다”라며 제작자 데뷔 소감을 밝혔다.

배우로서 연기를 하며 제작까지 참여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배우는 캐릭터와 연기에만 집중하면 되지만 제작자는 영화 전체적으로 관심을 갖고 넓게 봐야하기 때문에 두 가지를 병행하는데 에는 분명 어려움이 있었을 터. 하지만 이범수는 보란 듯이 ‘자전차왕 엄복동’을 통해 성공적인 제작자 데뷔를 마쳤다.

“엄복동을 통해서 감독님과 같이 얘기하고 싶었던 것은 일제강점기 암울한 시대에 민족의 자긍심, 희망을 심어준 한 개인이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울림이 될 수 있다”라고 전하며 제작자로서 영화에 대한 순수한 취지를 밝힌 이범수. 그의 진심이 관객들에게 통할 수 있을지 오는 27일 극장가에서 확인해보자.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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