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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시계가 행복을 줄까?아파트값 맞먹는 성공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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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5.11  19: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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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파트 한 채 값의명품 시계가 팔렸다는 기사가 한 신문에 실렸다. 파테크 필리프, 바셰론 콘스탄틴과 함께 세계 3대 명품 시계 브랜드 라고 알려진 '오데마르 피게'의 2억 7000만 원짜리 제품이란다.

보석이 박히지 않은 정통 시계 제품이라고 하니 오로지 시계라는 순수함만을 높이 사서 책정된 가격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기능면으로 볼 때 시간에 단 1초의 오차도 없을 것이고 오래도록 사용해도 고장이 나는 일은 다른 어느 시계보다도 확률이 적다는 생각이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시계의 기능 자체를 본질적으로 상실한 것이니 아무리 비싼 시계라고 해도 제 몫을 다하지 못하는 물건에 감히 시계라는 명호를 부치기는 곤란할 테다.

세계 최대 시계 축제인 '2009 바젤 시계박람회'가 지난 3월26일부터 4월2일까지 스위스에서 열렸다. 참가국과 참가업체는 예년 수준과 비슷했지만, 경기 불황 여파로 예전 같은 활기는 찾기 어려웠단다.

하지만, 한국은 오히려 명품시계의 매출이 신장하고 있다고 한다. 패션에 눈을 뜬 한국의 남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이이템으로 시계가 꼽혔고 시계 애호가의 저변이 확대되는 추세란다. 또한, 시계는 남자들 사회에서 '성공 징표'처럼 인식된다고 하니 경제력의 잣대인 명품시계의 시장이 활황인 것은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실제 백화점의 명품시계 매장 고객 중 60~70%는 남성이란다. 이는 여성에 비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초고가의 시계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고 싶은 심리가 고가의 시계를 사들이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아파트 한 채 가격이라고 기사를 쓴 기자는 2억7000만 원을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을 기준으로 해 가격을 비교했다. 그런 나는 내가 사는 지역의 아파트시세와 비교해본다.

서민이 남의 집을 전전하는 설움을 딛고 애면글면 마련하는 평수를 기준으로 해 약 3~4채의 금액이다.
7년의 셋방살이 온갖 설움도 봄눈 녹 듯 사라지고 말았던 기억 하나를 그 순간 떠올렸다.몇 날을 쓸고 닦으며 방문하나 열고 닫는 것도 조심스러웠었고 꼭 필요해서 벽에 박아야 하는 못의 수도 되도록 줄였다. 잠을 자다가 한밤중에 깨면 공연히 집안을 오락가락하며 잠을 설쳐 수면부족으로 애를 먹기도 했었으니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다는 말과 같은 맥락이었을 것이다.

판매처에서 밝히지 않는 시계를 산 사람을 마음을 헤아려본다. 제한된 생산의 희소성 때문에 구매했다면 집이나, 금고에 잘 모셔두고 바라보기만 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의 성공을 드러내려면 손목에 차고 다니며 과시를 해야 하는데 행여 잃어버리거나 손상을 당할까 봐 늘 불안하지는 않을까.

자본주의 국가에서 자신이 가진 경제력에 버금가는 소비는 자유로운 줄 알면서도 공연한 기우를 하며 씁쓸한 웃음을 지어본다.
그리고 그가 2억 7000만 원의 시계를 사들인 기쁨에 못지않은 나의 기뻤던 순간을 기억하며 행복은 내 마음 안에 있다는 낡은 진리를 다시 한 번 깨우친다.

▲ 한옥자
청주문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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