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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존재 이유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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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25  16: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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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 모든 정상적인 직업은 국가나 사회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다. 특히, 어떤 직업은 국가가 면허를 부여하면서까지 배타성을 보장해주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배타성 때문에 잃는 비용보다 얻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런 직업 중의 하나가 바로 의사이다. 현행 의료법상 의사의 주요 임무는 ‘의료와 보건지도’로 규정된다. 국가는 그 존립을 위해 인구가 필요하며, 보건의료는 이들 인구의 건강유지와 국가 발전의 기반이 되는 생산에 필요한 노동력을 확보토록 하는데 기여한다.

학문적으로 본다면 의사들이 공부하는 의학은 인간의 몸을 연구하고 질병으로부터 건강을 지켜내기 위한 고귀하고 숭고한 학문이다. 이런 학문을 배우고 익혀서 실행하는 사람들이 바로 의사이며, 따라서 이들은 높은 수준의 직업윤리를 요구받는다. 이처럼 의사 본연의 길을 묵묵히 걷다가 과로로 사망하는 경우가 줄지 않고 있어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최근 고인이 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윤한덕 센터장도 바로 그런 경우이다. 그는 10분에 한 명꼴로 병원에 실려 오는 환자들을 외면할 수 없어 퇴근도 미루면서 일을 하다가 변을 당했다. 한국 응급의료체계의 선진화 앞장서고 있는 아주대병원의 이국종 교수는 윤 센터장을 일컬어 요즘에는 보기 드문 참의사라고 평가했다. 진정 이 혼탁한 사회를 밝히는 한줄기 빛과 같은 의인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가 윤 센터장이 대다수 의사들처럼 부귀영화를 좇기보다는 의사 본연의 숭고한 영역에 머물다 간 것에 대하여 애통해하고 추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응급의료분야의 인재를 잃은 것도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지만, 오늘날 부도덕과 부정부패에 매몰된 사회지도계층이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윤 센터장을 잃은 대중들의 상실감 또한 크다. 도하 언론들은 늦게나마 잇따르고 있는 의사들의 과로사에 대하여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잇따르는 의사 과로사는 과도한 근무시간과 열악한 근무환경 탓이 크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 숫자를 늘리는 것이 급선무다. 그러나 의사협회를 비롯한 이익단체들은 의과대학 정원의 증원을 적극 반대하고 있다. 의사 수 증가로 지금보다 수익이 감소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의사 숫자 부족으로 국민들, 특히 지방에 사는 국민들만 잔뜩 피해를 보고 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들의 인구 1000명당 활동의사 수는 평균 3.4명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2.3명으로 꼴지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서울 지역은 인구 1000명 당 3.0명의 의사를 보유하고 있으나 강원도 지역은 1.7명, 경남과 전남은 1.6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거주 지역에 따라 기복이 심한 의료복지 불평등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의사수를 늘려야 한다. 다음으로는 의학이 갖는 숭고한 정신을 실행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고 훈련시키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윤 센터장의 의로운 죽음으로 이참에 대다수 의사들이 돈만 좇는다는 국민인식도 개선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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