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태 건양대 교수

 

[박기태 건양대 교수] 긴긴 겨울의 황량함이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듯 아쉬움을 토로하려 하고 싱그러운 초봄의 내음들이 우리의 코끝을 간지럽힐 때면 먼 옛날 원시인들이 동굴 속에서 봄을 기다리며 품었을 희망에 편승하고 싶은 생각까지 든다. 그런 까닭인지는 모르겠지만 해매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 오면 인생설계를 하려하는 젊은이들의 희망은 어떠한 모양들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우리가 과거에 시쳇말로 ‘좋은 대학 졸업하면 평생이 보장된다.’ 라는 시대는 지났다. 세상은 눈 깜빡할 사이에 나날이 새로워지고 주위엔 날고 기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많다. 따라서 지식의 반감기가 굉장히 짧아진 지금 공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길다면 긴 인생의 레이스에서 어떻게 해야 삶의 성공적인 곡선을 그릴 수 있을까? 이것에 대하여 작가 김홍신은 그의 강연주제 중 하나인 ‘인생사용 설명서’에서 열등감의 본질은 ‘욕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큰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부담 없이 해낼 수 있는 변화를 추구할 것을 권했다. 또한 열등감은 단순히 가진 게 적을 때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갖지 못한 것에 집착할 때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학벌이나 재산 그리고 권력이나 명예 등을 남들과 비교할 때 우리는 예외 없이 열등감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우리에게 “당신은 지금 행복하십니까?” 라고 질문을 한다면,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할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지금의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자위하면서도 선뜻 행복을 단언하지 못하는 이유는 세상살이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며 타인이, 사회가, 미래가 자기마음대로 바뀌길 바라는 욕심으로 행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성공적이고 행복한 인생설계를 위해서 우리는 자신의 내면을 이끌면서 영혼과 정신을 세울 수 있는 공부를 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공부는 결사 투쟁하듯 하는 공부가 아닌 허허실실 하는 공부다. 제풀에 지쳐 포기하게 될 원대한 계획보다는 적절히 그리고 꾸준히 해나갈 수 있는 계획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고로 독서를 적극 권장하고 싶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우리의 내면을 일깨우는 가장 쉬우면서도 좋은 공부는 독서일지 모른다. 독서는 우리의 생각을 합리적으로 만들어주고 성장을 시켜주기 때문에, 독서를 통해 자신을 키운다면 어떤 기회가 찾아왔을 때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길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의 삶을 성공적이면서 행복하게 설계하는 전략은 작가 김홍신의 ‘인생 사용설명서’에서 말하는 것처럼 다독(多讀), 다관(多觀), 그리고 다상(多想)이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소유의 관점을 바꾸며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것. 상대방을 배려하며 독서를 통하여 자기 영혼을 부지런히 깨우고 영혼의 쓰레기를 담고 살지 않는 것.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무엇보다 한번뿐인 인생을 최선을 다해 사는 것. 그것이 자기 인생설계에 대하여 ‘의무’를 다하는 자세인 것 같다.

우리의 삶은 매번 깨지고 깨닫는 과정 속에서 단단한 자기 브랜드의 바른 주체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새 학기를 맞아 인생설계를 하는 젊은이들에게 허비 맥케이(Harvey Mackey)의 삶의 디자인에 대한 유명한 구절을 보내고 싶다. ‘우리 인생은 두 가지로 갈라진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과 우리가 읽는 책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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