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호의 사설 돋보기 29화 - '김영란법'보완 방향 제대로 잡아라
등록일 : 2016-08-04 11:36:03
사설을 통해 지역의 현안과 핫이슈를 살펴보는 ‘사설돋보기’, 이번에는 최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일명 ‘김영란법’에 대한 겁니다.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판결을 받았지만 보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결로 후폭풍을 몰고 온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 등에 관한 법률)'을 보완한다고 하면서 너무 서두르는 감이 있습니다. 국민의 일상생활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 시행 이전 보완한다고 하지만 그 부작용이 너무 부각되다보니 정부 부처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목소리는 8월 2일 있었던 정부입법정책 실무협의회에서도 나왔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산림청은 시행령안이 2003년 만들어진 공무원 행동강령을 기초로 한 건데 이후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았고, 농수축산업이나 임업 등 유관 업계의 현실이 반영되지 못 했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중소기업청도 중소기업과 민간에 대한 파급 효과, 내수 경기 침체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반면 법 제정안을 내놓은 국민권익위원회는 유관 업계는 물론 국민 설문조사 결과와 경제에 미치는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기준이라며 청렴한 사회 구축으로 인한 기대이익이 커 경제 전반에 플러스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정부입법정책협의회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정치권도 개정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역시 식사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으로 묶여 있는 이른바 '3·5·10 법칙'에서 특히 식사와 선물의 상한선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나친 일상생활 규제로 인한 상거래 위축과 경기 침체 우려를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 경제가 지금까지 공직자 접대와 한우·굴비세트 같은 고가의 선물로 지탱해 왔고, 이런 씀씀이가 없으면 경기가 휘청거릴 정도로 허약하느냐는 따가운 시선이 꽂히고 있습니다. 선물로 한우나 굴비세트를 주고받고, 한 끼 식사비로 3만 원이 부족한 사람들이 전체 국민 중 몇이나 되느냐는 힐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법을 보완하려면 문제가 돼 왔던 국회의원을 비롯한 선출직 공직자들이 공익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는 걸 부정청탁 예외 범위로 그대로 둘지, 이해충돌방지 조항을 신설할지 같은 근본적인 걸 고민해야 합니다. 금액 상한 같은 세부적인 건 시행 후 공감대가 형성될 때 손을 봐도 늦지 않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관련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방안도 심사숙고돼야 합니다. 그동안 익숙지 않았던 제도에 긴장하는 건 좋지만 해보지도 않고 지레 멀리 하려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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