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호의 사설 돋보기 31화 - 음성·괴산의 고추 축제, 따로 해야 하나
등록일 : 2016-08-19 12:44:31
사설을 통해 지역의 현안과 핫이슈를 살펴보는 ‘사설 돋보기’, 이번에는 자치단체 간 중복된 축제ㆍ행사와 관련된 것으로 예산 집행과 행사의 비효율이 우려된다는 겁니다.
 
오는 9월 충북 음성과 괴산에서 똑같이 고추 축제가 열릴 예정입니다. 바로 옆 동네인 두 곳에서 따로 축제를 여는 것인데 이를 바라보는 충북 도민이나 품질 좋은 고추를 장만하면서 이런저런 구경거리를 즐기려고 지역을 찾을 외지인들이 헷갈리게 됐습니다.

음성은 오는 9월 1~3일, 괴산은 1~4일 열립니다. 각기 특색 있는 개최로 저마다의 농산물 경쟁력을 확보하는 건 좋지만, 날짜까지 겹쳐가며 비슷한 축제를 여는 것이 과연 지역이나 농민들에게 얼마나 득이 될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합니다.

이미 어느 지역이 예산을 얼마 책정했고, 어떤 즐길 거리로 관광객을 끌어들일지, 비교하는 모양인데 내 살 깎아 먹기나 진배없는 부질없는 짓입니다. 행사가 끝나면 외지인들이 얼마나 다녀갔고, 고추가 얼마나 팔렸는지 그 결과를 재면서 누가 더 행사를 잘 치렀는지 따져보는 것 또한 뻔한 순서인데 이웃 간에 굳이 이래야 하는 건지 씁쓰름합니다.

물론 같은 대상을 놓고 자치단체 간 경쟁을 벌이는 게 이뿐만은 아닙니다. 소백산만 해도 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가 마치 서로 '소백산은 우리 것'이라는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면(面) 이름을 '소백산면'이라고 바꾸려다 무산되고, 자신들의 지명에 소백산을 집어넣은 대중가요로 대외 홍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뿐인가요. 소백산 명물인 철쭉 개화기에는 하루 차이로 명칭도 같은 '소백산 철쭉제'를 여는 쓸데없는 경쟁과 자존심 싸움을 벌여 관광객 사이에서 "단양 철쭉제와 영주 철쭉제가 뭐가, 어떻게 다른 것이냐"는 궁금증이 끊이지 않게 하고 있습니다.

고추 축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각기 좋은 품질의 농특산물을 선보이고, 차별화로 소비자와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는 건 좋지만 비생산, 비효율적이란 비판이 뒤따릅니다. 같은 충북의 기초자치단체인 만큼 서로 상생 방안을 모색하는 게 절실합니다.

공동구역에서 함께 행사를 치르든가, 아니면 격년제로 돌아가면서 개최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머리를 맞대면 이보다 더 좋은 묘안을 찾을 수 있겠지요. 예산이 얼마나 들든 그 역시 군민들의 혈세고, 행사를 치르는 건 군민들의 수고입니다. 두 지역이 해법 찾기에 나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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