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호의 사설 돋보기 32화 - 청주대 새 총장이 해야 할 일
등록일 : 2016-09-02 15:04:00
사설을 통해 지역의 현안과 핫이슈를 살펴보는 ‘사설 돋보기’, 이번에는 부실대학이라는 오명을 쓸 위기에 빠진 향토 사학 청주대학교 사태에 대한 것입니다. 

충북의 전통 향토 사학 청주대학교가 3년 연속 부실대학으로 지정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학교로서는 절체절명의 난국입니다. 총장을 비롯해 보직교수들도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표명했지만, 곧 내년도 신입생 모집 일정에 들어가게 되면서 상황이 어렵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지방을 뜻하는 한수(漢水) 이남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그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하며 명문 사립으로 자리 잡아 온 청주대학교의 오늘날 어두운 모습은 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지역의 현안이 됐습니다. 학내 문제가 터질 때마다 지역민들로부터 안타까움과 질책을 모두 받는 애증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학내 문제를 놓고 구성원 간 누적된 불만과 갈등, 대립은 쉬 수그러들지 않았고 급기야 2014년 8월 정부 재정지원제한 대학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평가를 계기로 거세게 분출됐습니다. 이후 학교 측과 학생, 교수, 직원, 동문 등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서로를 불신하고 고소·고발로 이어지는 법정 다툼을 벌이며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부실대학 판정은 학내 구성원 누구 하나에만 책임을 물을 사안이 아닙니다. 물론 전통 사학을 이 지경까지 오도록 한 학교 경영진에 1차 귀책될 수 있겠지만 지금 관건이 되는 '부실' 지정 위기는 구성원 모두가 짊어져야 할 짐입니다. 경영진은 얼마나 절박한 심정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하려 했는지, 구성원은 얼마나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받아들이며 동참했는지 되돌아보면 청주대학교의 민낯이 드러납니다.

이번 교육부의 결정에서도 학교 측이 세운 구조개혁안에 그 절실함과 필요성이 얼마나 녹아들었는지가 주요 평가 요소가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학교가 살기 위해 학과 통폐합 같은 뼈를 깎는 개혁이 요구됐음에도 구성원 간 이해와 반목이 맞물려 전체 학과의 정원을 2~3명씩 획일적으로 줄이는 안일한 대책이 제출됐습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으로 한순간 위기만 넘기려 했습니다. 오죽하면 교육부 관계자가 "청주대학교가 자신들에게 불어닥친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했다니 외부에서 작금의 학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만합니다.

이제 총장을 비롯한 보직교수들이 일괄 사퇴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후임 경영진이 선임될 텐데 이들이 가장 최우선으로 해야 할 과제는 바로 구성원들을 결집하는 것입니다. 다행히 부실 지정에 직면하자 "우선 학교는 살려놓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 타개책 수립 목소리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하니 이를 꿰맞춰 부실대학 오명 탈피라는 결과물을 내놓아야 합니다. 청주대학교는 단순히 하나의 시설이 아닌 지역과 함께 하는 학교로 지켜보는 눈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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