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호의 사설 돋보기 34화 - MRO 특위는 가동돼야 한다
등록일 : 2016-09-13 11:53:08
사설을 통해 현안과 핫이슈를 살펴보는 ‘사설 돋보기’, 이번에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갔지만, 무산 위기에 빠진 MRO 사업에 관한 겁니다.

충북도의회가 우여곡절 끝에 항공정비(MRO) 사업 특별위원회를 가동키로 했습니다. 240억 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음에도 유치 실패라는 헛발질을 한 충북도의 추진 과정을 들여다본다는 계획입니다. 특위 구성 여부를 놓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상반된 주장과 입장으로 부닥치다 결국 표결로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야당은 이에 반발, 의장 불신임안을 제출했습니다.

그렇지만 특별위원회는 가동돼야 합니다. MRO 사업은 충북도가 유치전을 벌일 때부터 '100년 먹거리'라며 그 중요성과 가치를 역설하면서 반대 논리를 잠재운 현안 과제였습니다.

도의회가 한때 예산안 전액을 삭감하면서까지 사전 준비와 검토 부족을 꼬집으며 견제했지만, 충북도는 "행사를 잘 치를 수 있다"고 읍소 작전으로 나왔습니다. 결국 "일단 일은 벌어진 것, 외국 손님 초청해놓고 시원찮은 행사가 되면 안 된다"는 '벼랑끝 전술'을 도의회가 못 이기는 척 받아줬습니다.

주변에서 이렇게 '준비 잘해라' '세밀히 검토하고 추진하라'고 했지만, 사업은 결국 충북을 외면했습니다. 처음 선도기업으로 손잡길 바랐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14년 12월 충북을 버리고 경남을 택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동태가 의심스러워 뒤통수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하던 주변 사람들에게 "걱정하지 말라"며 큰소리쳤던 충북도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됐습니다.

충북도는 심기일전한다며 대안으로 아시아나항공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사업계획서 제출을 1년 7개월이나 미루는 미적거림에 속만 끓이다가 역시 내쳐졌습니다.

충북도는 두 번 모두 "잘되는 것이냐" "어째 뭔가 이상하다"라는 지적에 "잘 된다"고 했지만 돌아온 건 내 입맛에 맞춰주길 바라면서 일방적으로 오매불망 기다리다 된통 당한 '짝사랑'의 아픔, 실익 없는 '헛발질'이었습니다.

이러니 도민을 대신해 충북도를 비판·견제해야 하는 도의회에 특별위원회가 구성되는 건 당연합니다. 여야 가운데 어디를 지지하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중 누구를 더 신뢰하는가와는 다른 문제입니다.

야당은 상임위원회(산업경제위원회)에서 맡아도 될 사안이라는 걸 내세웠지만, MRO 사업 문제는 그럴 정도로 통상적 사안이 아닌 데다 온갖 논란 속에 추진되다 예산만 들이부은 채 실패에 직면한 충북도의 패착입니다.

당연히 뭐가, 뭣 때문에, 어떻게 잘못됐는지 명확히 따져 재점검하는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앞으로의 사업에 잘된 점과 아쉬운 점, 잘못된 점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합니다. 도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온갖 평지풍파를 일으킨 만큼 사후 수습이라도 제대로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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