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호의 사설 돋보기 43화 - 100만 명의 외침 "대통령 退"
등록일 : 2016-11-16 14:15:11
사설을 통해 현안과 핫이슈를 살펴보는 ‘사설 돋보기’, 이번에는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국정 농단 파문과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100만 명의 촛불 민심에 관한 겁니다. 

서울에서만 100만 명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하야를 요구하는 촛불 집회를 했습니다. 촛불 집회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전국 곳곳에서 손에 손에 촛불을 들고 거리로 쏟아져나온 모두를 합하면 그 규모는 더욱 늘어납니다. 서울에서는 광화문 일대 거리를 가득 메운 국민의 외침이 청와대까지 들렸습니다.

청와대는 물론 정치권을 비롯해 온 나라가 100만 촛불로 표출된 국민 행동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각기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거리에서 분출된 민심을 거듭 확인했다' 등의 평을 내놓았고, 정국 수습을 위한 비상체제에 들어갔습니다.

100만 촛불 집회는 국민 결집이라는 대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혹자는 이를 '국민 대통합'이라는 역설적인 표현을 썼는데 남녀노소가 따로 없고, 직업이나 출신 성분을 따지지 않았습니다. 여당을 지지하든 야당을 지원하든 정치적 이념 역시 상관 안 했고, 지역 구별도 없었습니다. 언론으로부터 이렇게 큰 조명을 받은 집회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나이와 계층, 개인의 신념을 떠나 국민이 한자리에 모여 한목소리를 낸 건 그 유례를 찾기 힘듭니다.

집회를 주도한 건 1500여 개 진보 시민사회단체였습니다. 1987년 민주화 바람 이후 전국노동자대회로 치러지던 이 집회는 지난해부터 사회 제 세력이 합류한 민중 총궐기로 이름을 바꿔 확대됐습니다. 그러나 여느 집회처럼 노동자와 농민, 빈민층 등 지배층과 각을 세우는 몇몇 계층 중심의 결집이었을 뿐 많은 국민의 동조와 참여를 끌어내진 못했습니다. 집회 명칭도 대부분 국민에겐 생소한 '민중' 대회였습니다. 그런 집회에 나이와 성별, 직업과 지역 등을 떠나 국민이 제 발로 찾아와 가세하며 힘을 보탰고, 서울에서만 100만 인파 물결을 이룬 것입니다.

100만이라는 규모는 주최 측 집계이고, 경찰은 26만으로 추산했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몇 명이라는 숫자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집회가 어떻게 치러졌고, 어떤 국민적 요구가 터져 나왔는지가 중요할 뿐입니다. 그런 자리에서 많은 국민이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했습니다.

책임총리에게 내각 통할권을 주겠다는 대통령의 기존 국정 수습책 이상의 결정을 주문했습니다. 정치 논리로 유불리를 따지고, 권력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단순한 정국 수습이 아닌 참담함과 부끄러움, 분노와 배신감으로 거리 집회에 알아서 나선 국민의 뜻을 좇으라는 지엄한 명을 내렸습니다. 국민의 바람을 받드는 건 대통령의 가장 큰 의무이고, 존재 이유입니다. 민심을 존중하길 바랍니다.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이긴 대통령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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