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호의 사설 돋보기 46화 - 정치권은 '촛불민심'을 읽고 있나
등록일 : 2016-12-15 14:38:14
사설을 통해 현안과 핫이슈를 살펴보는 ‘사설 돋보기’, 이번에는 헌정 사상 두 번째로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한 정국에 관한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탄핵 가결 이후 정국 수습 방안을 놓고 정치권에서 여러 시행 방안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권에 의한 탄핵이 아닌 민심에 의한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말 그대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터라 더욱 조심스럽고, 민심의 외침이 정치뿐 아니라 사회 변화로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정치권의 움직임은 정리되지 않은 목소리가 그대로 나오고 있습니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과 비주류인 비박(비박근혜)으로 나누어져 각기 '혁신과 통합보수연합' '비상시국위원회'를 결성한 뒤 비상시국위원회는 외연을 확대한다며 해체를 선언했습니다. 그러곤 탄핵 책임과 당 운영 주도권을 놓고 서로 당을 떠나라는 가시 돋친 설전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김무성 전 대표가 탈당과 신당 창당을 고민하고 있어 가능성이 점쳐졌던 분당은 현실화돼가고 있습니다.

야권 역시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국회와 정부가 함께 국정을 끌고 가자며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키로 했으나 거부 반응이 있어 야 3당 대표가 회담을 가졌는데 '포스트 탄핵' 정국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지켜볼 일입니다.

이렇게 정국 대응 주요 길목마다 야권의 이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권 주자들은 저마다 백가쟁명(百家爭鳴)식 수습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사회개혁기구 설치를 주장했으나 법적 근거도 없는 발상이라는 따가운 지적을 받았고, 탄핵 정국으로 몸값이 상승한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문 전 대표를 뺀 다른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권 주자 간 연대를 제의했지만, 일부 주자가 거부했습니다. 대권 주자들의 소리 없는 정치 셈법은 뚜렷하게 부각한 후보군이 없는 여당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야권에서 치열합니다.

정치인은 국민의 선택을 먹고 살고, 그 선택의 방법을 찾는 건 그들의 몫입니다. 그렇지만 그 선택의 방법을 찾는 데 있어 가장 우선시할 건 민심을 제대로 읽는 것입니다. 이 민심을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찾아낸 방안이 최선일 수 있고, 정반대로 자신의 이익만을 좇는 최악의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당이 쪼개질 위기에 처한 새누리당의 분열 조짐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대처도 국민의 의중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가려는 마음으로 찾으면 됩니다.

야권 또한 자신들이 이번 탄핵 정국을 주도한 게 아니고 노도처럼 번진 촛불민심에 숟가락을 얹었을 뿐이라는 겸허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마치 다 된 밥상, 탄핵 과실을 거두는 것처럼 성급한 처신을 하는 건 국민이 바라는 게 아닐뿐더러 언제든 외면받을 수 있습니다. 촛불민심은 지금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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