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주기 - "아직 9명이 돌아오지 않았다"
등록일 : 2017-04-14 19:26:08
[전남 목포=충청일보 송근섭기자] "세월호가 인양됐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잘 끝났다'고 하며 금세 잊혀질까 걱정돼요. 계속 기억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

경기도 광명에서 이곳을 찾은 중학생 최수혁군(14)은 세월호를 직접 마주한 뒤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1090여일 만에 인양된 세월호는 3년 동안 바다 속에 잠겨있던 아픈 시간의 흔적을 드러내듯 곳곳이 부식되고 훼손된 모습으로 거치돼 있다.

학생들을 구하고 본인은 끝내 희생된 충북 청주 출신의 고(故) 남윤철 교사를 비롯해 대한민국의 아들, 딸, 선생님들이 3년 전 이 배에 타고 있었다.

들뜬 마음으로 바다 내음을 맡기 위해 친구들과 모여 있었을 갑판도, 저마다 담소를 나눴을 객실도 이제는 온전한 형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날 오전 세월호 선수·선미 부분에서는 일부 선체 정리·세척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펄이 씻겨나가고 선체가 점차 정리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남겨진 상처는 온전히 회복되기 어려워 보였다.

철조망 너머로 세월호를 안타깝게 바라보던 일부 방문객들은 끝내 눈시울이 붉어지며 고개를 돌렸다.

세월호 모형이 설치돼 있는 아크릴판에는 이들의 심정을 대변하듯 곳곳에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천막에 모여 손수 세월호 추모 리본을 만들며 슬픔을 달래고 있었다.

철조망 밖에서 세월호를 바라보던 장훈 '4·16 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은 "TV에 나오는 침몰영상이나 저 모습(육상에 거치된 세월호)을 바라볼 때 무슨 생각이 들겠느냐"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아, 배가 침몰했구나' 이 정도겠지만 우리는 내 자식이 저 안에서 절규하고 있었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서는 인양에 성공했다고 기사가 나오는데, 저 모습이 제대로 인양이 된 걸로 보이느냐. 저렇게 처참한 모습으로 나왔으니…."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또 "배 뒤편 무게 때문에 자꾸만 배가 뒤틀리고 기울고 있는데 정부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둔 목포신항은 매일 가족들의 슬픔을 나누고 위로하기 위한 방문객 수천명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목포 연산동사거리부터 목포대교를 지나 신항까지 약 9㎞에 이르는 도로에는 노란 리본·현수막이 물결을 이루며 아직도 그 날의 아픔을 잊지 않고 미수습자 9명의 귀환을 소망한다는 메시지로 가득하다.

세월호가 거치된 현장에서도 미수습자 9명에 대한 '추모'·'유가족'이라는 표현은 금기시되고 있다.

참사가 일어난 지 3년이 다 됐지만 여전히 가족을 기다리는 이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목포신항의 '미수습자 가족 만남의 장소' 앞에 걸려있는 글귀는 3주기를 앞두고 우리사회에 남겨있는 숙제가 무엇인지를 상기시킨다. '가슴으로 우는 우리를 꺼내주세요. 바다야 제발 잠잠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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