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문화산책 - 열세번째 산책(영화 '귀향' 특집)
등록일 : 2016-03-09 12:35:18
<오프닝>

안녕하세요, 충청일보 김도원입니다.

너무 아파서, 보기도 전에 가슴이 먹먹해지고 걱정되는 이야기.

하지만 그럼에도 꼭 보고 싶고, 봐야하는 영화 “귀향”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귀향”을 숫자로 재구성해봤습니다.

숫자로 본 “귀향”입니다.



14

열 넷. 주인공 정민이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 손에 이끌려 간 나이입니다.

1943년, 천진난만한 소녀였던 정민은 그렇게 가족의 품을 떠납니다.

정민은 함께 끌려온 영회, 그리고 수많은 아이들과 함께 기차에 실려 알 수 없는 곳으로 향합니다.

제 2차 세계대전, 차디찬 전장 한가운데 버려진 정민과 아이들...

그곳에서 그들을 맞이한 것은 일본군만 가득한 끔찍한 고통과 아픔의 현장이었습니다.

귀향은 14년이라는 녹록치 않은 시간 동안 제작되었습니다.

투자자들의 계속되는 거절로 제작비가 부족했고, 배급사와 개봉관을 찾지 못해 개봉이 미뤄지는 길

고 험난한 14년이었습니다.

조정래 감독에게 그 기간을 버틸 수 있게 힘을 준 것은, 바로 “우리 얘기를 세상에 알리게 도와달

라”고 했던 할머니들의 부탁이었습니다.



75,270

영화를 완성할 수 있게 한 소중한 손길의 숫자입니다.

필요한 제작비 20억 원을 마련하지 못해 촬영이 중단되길 여러 번. 하지만 귀향 제작 소식이 알려지자 세계 각지에서 성금이 모아졌습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을 받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순 제작비 중 50%가 넘는 금액 12억여 원이 모아지게 됩니다.

후원에 참여한 시민들의 수, 총 75,270명. 이렇게 7만 5천 명이 넘는 후원자 명단이 모두 엔딩 크레딧에 삽입돼 약 10분에 걸쳐 피날레를 장식합니다.

배우와 제작진 또한 ‘노개런티’와 재능기부로 영화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재일교포 배우들은 일본 극우 세력으로부터 협박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배역을 소화해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모두의 마음을 모아 완성한 영화이기에 더 깊은 울림을 전하는 듯합니다.



21

귀향의 개봉 전 스크린 수는 고작 21개에 불과했습니다. 보고 싶어도 상영관을 찾지 못해 보지 못할 상황이었죠.

그러나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으로 개봉 당일에는 512개의 스크린으로 상영이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지난 삼일절 휴일에는 무려 876개의 스크린에서 42만 명의 관객이 영화를 봤습니다.

3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삼일절 오후 무대인사가 열렸던 코엑스 메가박스에서는 전석이 매진되고, 부동의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는 등 의미 있는 흥행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44

위안부 피해자는 2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 가운데 현재 남아있는 생존자 할머니의 수는 단 44명뿐입니다. 그리고 소녀상은 철거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귀향을 관람하신 할머니들은 영화제작을 너무나 고마워 하시면서도 한편으론 돌아가신 분들을 떠올리며 한 맺힌 눈물을 흘렸다고 하는데요.

더 늦기 전에 할머니들의 목소리가 더 널리 퍼질 수 있도록, 할머니들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클로징>

조정래 감독은 영화가 상영될 때마다 한분 한분의 넋이 돌아온다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모든 분의 넋이 돌아올 때까지 평생 채워나가겠다며 의지를 표현했습니다.

영화 귀향을 통해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뿐만 아니라 세계 인권, 그리고 전쟁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모두에게 의미 있고 뜻깊은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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