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호의 사설 돋보기 11화 - 충북 괴산의 선거 보이콧
등록일 : 2016-03-30 15:58:47
사설을 통해 지역 현안과 핫이슈를 살펴 보는 ‘사설돋보기’, 이번에는 선거구 변경 문제로 다음 달 치러질 4ㆍ13 총선 보이콧 운동까지 거론 되는 충북 괴산군의 분위기입니다.

선거구 획정 문제로 한 차례 홍역을 앓았던 충북 괴산군의 표심(票心)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인구 하한선 문제로 선거구가 없어질 위기에 처한 보은 옥천 영동의 남부3군을 살리기 위해 기존 증평 진천 괴산 음성의 중부 4군에서 잘려 나와 남부4군으로 편입되면서 주민들이 선거 거부 운동을 벌일 태세입니다. 이유는 단 하나, 주민 의사와는 상관 없이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 정서가 다른 지역에 붙여져 정체성을 잃게 됐다는 것입니다.

주민들의 반발은 총선투표반대위원회를 만들고 곳곳에 투표 거부 현수막을 내거는 단계까지 갔습니다. 선거 직전인 다음 달 3일과 8일에는 집회도 계획돼 있습니다. 군민들의 행동이 강경해지자 급기야 임각수 군수까지 나서 투표 독려 담화문을 발표하는 상황까지 됐습니다. 임 군수는 "군민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를 참정권 포기로 표출하려 하는데 막대한 혈세와 행정력이 투입 되는 선거를 소홀히 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괴산 군민들의 이 같은 반발은 수긍이 가는 면이 있습니다. 군민들의 뜻은 묻지 않고, 단지 산술적인 인구 기준에 따라, 그것도 다른 선거구 존속을 위해 기존 선거구를 떠나야만 된 현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 하는 것입니다. 남부 3군을 위해 자신들이 희생양이 됐다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투표는 신성한 주권 행사입니다. 비록 지역민들의 의사와 상관 없이 선거구가 변경됐다고 해서 아예 투표를 거부하고, 이를 군민 운동으로 확산시키는 건 소극적 참정입니다.

선거구 문제만 놓고 투표를 포기할 경우 유권자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 행사를 못하는 건 물론이고 자칫 주민 이익과 지역 개발을 위해 당당히 요구할 기회를 잃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투표 거부의 득(得)과 실(失)을 따져보자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나 어느 것이 더 유리한가를 따지기 이전 주어진 권리 자체를 거부하고, 포기하는 건 가장 생산성 없는 의사 표현이 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선거구가 투표를 위해 있는 것인 만큼 선거구 변경으로 비롯된 사안에 대해 하고 싶은 말, 표출하고 싶은 게 있으면 투표에 쏟아부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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