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호의 사설 돋보기 13화 - 국민이 무섭다는 걸 보여주는 날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등록일 : 2016-04-13 13:07:21
사설을 통해 지역의 현안과 핫이슈를 살펴보는 ‘사설돋보기’, 이번에는 4월 13일 선거에 관한 것입니다.

13일은 선택의 날입니다. 오늘 전국 1만 3837개 투표소에서 20대 국회를 이끌고 갈 선량 300명을 뽑는 총선이 치러집니다. 자신이 지역과 나라를 위한 적임자라고 나선 지역구 후보들이 944명, 충청권에서만 98명입니다. 51명의 기초자치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들도 함께 뽑힙니다. 어느 선거나 투표는 유권자들이 ‘갑’이 되는 참정권의 하나이고,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의 1표 의미는 역대 어느 선거 이상 남다릅니다.

정치가 국민의 기대를 충족치 못하면서 불신과 무관심을 산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 총선처럼 국민의 눈치를 안 보는 건 물론 오히려 철저히 무시되면서 정치인 그들만의 리그가 된 선거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계파 싸움에 주도권 다툼, 내 몫 챙기기가 그 어느 때보다 횡행했습니다. 이는 여야를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입법권을 가지며 법률을 제·개정하는 국회임에도 스스로 법규를 위반해가며 자신들의 정치 셈법으로 날을 지샌 하루하루였습니다. 선거구 획정은 여야의 유불리 계산에 따라 투표 42일 전에야 확정됐습니다. 이게 국민을 위하고, 나라 발전에 앞장선다는 국회, 정치권이 할 일이냐는 따가운 질책이 쏟아졌지만 당사자들은 개의치 않았습니다. 선거구 확정 뒤에는 공천으로 온갖 잡음과 오만이 연출되면서 그나마 남아있던 국민들의 기대는 허물어졌습니다.

이렇게 국민을 의식하지 않았던 정치권과 후보들이지만 선거운동 기간 내내 철저히 ‘을’을 자처하면서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그렇지만 마음의 문을 닫은 유권자들이 돌아서지 않자 다급해진 정치권은 읍소 작전으로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정치적 텃밭이라고 하는 영남과 호남에서 용서와 사과를 구하는 지경까지 갔고, 이 과정에서 몸이 달대로 단 정치권은 그토록 주창하던 ‘영남=여권’ ‘호남=야권’으로 인식이 굳어진 ‘지역 정치 구도’ 탈피를 이행치 못하고 되레 고착화 시키는 것으로 한 표에 목을 걸었습니다.

이런 정치권을 정신 차리게 하는 건 유권자의 선택이고, 그 선택은 심판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이 혼돈 속에서도 제 역할을 다할 것 같은 후보를 골라내야 합니다. 유권자가 ‘슈퍼 갑’ 이 되는 오늘, 소중한 한 표로 국민이 무섭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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