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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잔치인 설 연휴도 이제 끝이 났다. 설은 새해의 첫머리다. 그래서인가. 명절이면 으레 떠오르는 민족의 대이동, 고속도로 정체와 북적이는 귀성인파에도 훈훈한 정감이 느껴진다. 민족의 대이동은 바로 떨어져 있던 가족들의 모임을 상징한다. 어쩌면 가족은 새해 희망이다. 설날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만들며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이 오순도순 담소를 나눈다. 이는 설만이 지닌 정겨운 모습이다. 새해 첫날엔 웃어른과 형제 간에 세배를 하며 덕담을 나눈다. 지난해의 노고에 감사하고 새로운 한해의 희망찬 출발을 약속하기도 한다. 그러니 어찌
김정렬칼럼
김정열
2011.02.0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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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와 닿는 겨울 냉기가 제법 냉랭하다. 날씨가 쌀쌀하다보니 따뜻하고 안온한 집안의 온기가 반갑기 그지없다. 가정이란 이런 것인가. 차가운 외계의 온도를 달구게 하는 이 평화로움이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게 한다. 문득 오늘 내가 맞닥뜨렸던 일이 떠오른다. 갑자기 사무실 현관문을 확 밀치고 들어오는 이들이 있었다. 순간 나는 화들짝 놀랐다. 폭력을 당한 엄마와 아이들이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충청북도여성발전센터 내에 위치한 여성긴급전화 1366 충북센터를 찾아온 가정폭력 피해자들이었다.가정은 가족 모두에게 삶을 살아가는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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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2010.12.0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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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2 지방선거때 '전면 무상급식' 공약이 지방선거의 핫 이슈로 부각된 일이 있었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내건 전면 무상급식 카드는 한나라 정부를 움직일 정도로 큰 흐름이었다.이제 충청북도가 내년 3월부터 관내 초·중학생에게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팽팽하게 대립하던 충청북도와 충청북도교육청이 제한된 예산 범위 안에서 두 기관 간의 녹록치 않은 합의를 보았다고 한다. 이시종 지사님과 이기용 교육감님이 한 발씩 양보의 미덕을 발휘한 것인가. 늦게나마 다각적 노력으로 대안을 마련했다니 도민 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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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2010.11.0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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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렬 수필가 불볕더위가 이어진다. 정신이 혼미하고 몸마저 축 늘어진다. 사람만이 아니다. 염천 아래 온갖 초목들도 생기를 잃어간다. 여느 해와 달리 기상이변이 극심하다. 자연의 이법이겠거니 하지만 무언가 잘못되어 가는가 싶다. 어찌되었든 더위를 이겨야 한다. 그래 피서인파가 계곡이며 바다를 메운다.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엔 무엇보다 물놀이가 제격인가 보다. 시간이 흐르면 계절도 다음 계절에 밀려 달아난다고 하는데 웬걸 도무지 무더위가 식지 않는다. 지구마저 더위를 먹었는가 싶다. 하여 예전 같으면 더위도 한풀 꺾이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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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2010.08.3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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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등줄기에서 땀이 마구 흘러내린다. 기력마저 쇠잔하여 매사에 의욕이 없고 짜증스럽기까지 하다. 위대한 여름이다. 하지만 아무리 무더워도 계절의 탓이니 어찌 하랴.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무더워도 머지않아 가을은 올 것이다. 하여 릴케의 기도소리가 가까이 다가올 날도 있으렷다.말복이 지나도 아직은 이글거리는 햇볕이 여전하다. 이맘때면 누구랄 것 없이 폭염나기를 위해 집을 떠나 바다나 계곡을 찾아간다. 텔레비전에선 뒤늦게 휴가를 떠나는 이들의 차량이 고속도로마다 꼬리를 물고 있다. 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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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2010.08.1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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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선거인 6.2선거가 끝났다. 이제 낙선된 사람들은 떠나고 당선된 사람들의 취임식도 마쳤다. 선거라는 대첩을 겪은 터라 이긴 사람과 진 사람의 위치와 마음이 천양지차일 것이다.나는 이임식장에서 떠나는 도지사님께 직원들의 마음을 모아 드리는 헌시를 낭송하면서 공직에 헌신해 온 지난 4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별리의 아쉬움을 전하였다. 이런 때일수록 떠나는 자의 아름다운 모습과 들어오는 자의 아량과 겸양이 필요하지 싶다. 떠나는 자는 성실한 인수, 인계를 통해 자기가 몸담아 일했던 조직과 도민을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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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2010.07.0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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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하늘이 더 푸르고 넓어 보이는 것은 현수막이 하늘을 가리던 선거공해가 없어진 때문일까? 그동안 확성기와 led 홍보판을 설치한 선거운동 차량은 거의 무법자 수준이었다. 밤낮없이 골목길까지 비집고 들어와 틀어대고, 산책이나 운동하는 시민이 대부분인 무심천변까지 누비며 귀를 성가시게 했다. 초조한 후보자와 선거운동원들의 마음도 헤아려 보지만, 선거벽보와 미디어를 통해서만은 안심이 안 되는 모양이다.이제 244 명의 새로운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선출되었다. 이번 선거는 향후 4년 동안 우리 살림살이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여덟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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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2010.06.0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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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월 초, 40년 만에 많은 폭설이 내렸다는 날은 네가 의정부 훈련소에 입소한 날이었지. 그러구러 계절로선 봄이로구나. 하지만 계절로서의 봄을 잊은 듯만 하구나하여 옛 사람들이 이르길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했나보다. 올해는 계절을 잊은 듯 유난히 많은 눈이 지난 3월까지 앗아가고 있구나.이제 너를 보내고 네 번째 달력을 떼어 내었다. 어쨌거나 원단에 옹골차게 품었던 꿈과 약속들은 얼마나 잘 지켜내고 있는지 모르겠구나두 달 가까이 이상기온 현상이 겨울옷과 봄옷을 동거하게 하는 형국이구나. 얼마 전까지 산새들의 지저귐마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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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2010.05.1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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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설기를 지나온 길목따라 우리네의 선명한 발자국이 보인다.새 봄을 알리려는 설중매가 가뿐 숨을 몰아 쉬고 있는 요즘 여기저기서 힘찬 봄의 날개짓이 이어진다. 산도 물도 마음도 파릇이 새싹이 돋는 4월, 그 푸름름을 따라 또 다시 새길 하나 열리고 있다. 벚꽃이 벙글고 갤러리에서는 봄을 소재로 한 전시회가 열리고, 야외무대에서는 군무가 펼쳐진다. 언 땅위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겨우내 숨을 죽였던 새싹들이 돋아날 채비를 하고 있다. 이제 사나운 바람도 잦아들어 부드럽게 스치운다. 옷 차림도 한결 가벼워져 움츠렸던 어깨를 펴 보니 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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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2010.04.0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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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나니 눈발이 날린다. 눈 내리는 길을 무작정하고 걷고 싶다. 목도리를 머리까지 푹 눌러쓰고 집을 나선다.제법 하얗게 쌓인 눈길이 미끄럽다. 가로등 불빛에 눈이 마구 휘날린다. 얼굴이며 몸이 눈으로 뒤덮는다. 목도리를 얼굴에 감아 얼굴에 나부끼는 눈을 피하지만, 눈발이 뺨을 때린다.문득 어머니의 다듬이 소리가 어렴풋 들려오는 듯 하다. 시골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지내던 유년시절의 눈 내리던 날의 모습이 떠오른다.지금이라도 달려가면 시골집 사랑방에서는 어머니가 불이 꺼지려는 질화로에 연방 삼발이를 올려가며 오지뚝배기에 된장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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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2010.02.0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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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해가 떠올랐다. 매양 떠오른 해이건만, 새해 아침 맞이는 특별하다. 일출을 맞으며 저마다 희망과 바람을 갖는다.생각해 보면 이 세상 어느 곳인들 해가 뜨지 않는 곳이 어디 있으랴. 섬에 사는 이들은 바다에서, 두메산골에서 사는 이들은 가파른 산협에서, 들녘에서 사는 이들은 아득한 지평선에서 새로운 한해를 맞는다. 그래 한 해가 가고 오는 날은 일출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추위에도 불구하고 해맞이를 하곤 한다. 그들은 아마도 새해 아침에 나름대로의 의미를 붙여 각자의 소망을 띄워 올렸으리라. 그래 태양은 예나 지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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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2010.01.1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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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눈이 내린 마당에 참새가 징검다리 건너 듯 앙증맞은 발자국을 남겨 놓았다. 여름내 마당 한구석에 쪼그리고 있는 조그만 절구 위에 서너 마리씩 짝을 지어 날아와서는 고인 물에 목을 축이고, 한 마디씩 재잘거리던 녀석들일 게다. 그들이 오늘은 나보다 일찍이 왔다 간 모양이다. 어지간히 오래 아파트에서 살았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이사를 결행했다. 짜여진 틀 속에 갇혀 변화 없는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런 집을 그리워하게 된 셈이다. 새로이 이사한 집은 산중턱에 정자처럼 생긴 단독주택이다. 위치도 그렇거니와 자연이 베풀어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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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2009.12.1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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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해마저 강추위에 나오기를 꺼리고 산 너머에서 머무적거린다는 겨울아침이다. 휘장처럼 낮게 드리워진 물안개가 출근길 무심천 물위에서 풀풀 날리는 것을 보니 자꾸만 움츠려드는 내 몸과는 일치가 되지 않는 성 싶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각종 불일치속에 살아가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말 뒤집기를 밥 먹듯이 하는 정치인은 언행불일치, 사명감이 부족한 문필하는 사람은 필행불일치, 글을 쓴다함은 독자와 만나는 기다림이 없어도 문인이라는 자긍심과 뿌듯함을 만끽할 수 있는데도 게을리하는 경우다. 그리고 사이비 종교인은 기행 불일치의 삶을 살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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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2009.11.1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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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침을 맞는다. 형용할 수 없는 가을의 상큼한 공기가 폐를 찌르며 가슴 가득히 차오른다. 온 천지를 덮은 어둠을 뚫고 황금빛깔이 칼로 금을 그은듯 햇살이 스며든다. 햇살은 밤새 어둠에 취해 있던 몽롱한 물체들을 본래 모습 그대로 선명하게 되돌려 놓았다. 사방을 휘 둘러보아도 어느것 하나 자리를 옮겨 앉거나 변한 것이 없다. 언제 어둠이 다녀갔냐는듯 모든일이 흔적도 없이 능청스럽다. 넓고 공허한 거실을 음악소리로 채운다. 눈이 닿지 않는 구석진 그늘 저쪽까지 들리게 볼륨을 더 높인다. 기지개를 켜며 스트래칭을 하는 내 몸의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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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2009.10.2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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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에 들어오는 온갖 사물들이 제 자리에서 자신의 격을 지키고 있는 성 싶어 보인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꼬리를 문다. 저마다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과연 나는 내 자리를 지키고 있는가? 문득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내 자리는 어디인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분수를 지키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생활의 중심을 잘 잡고 자세를 낮추어 항시 겸손하면 다른 사람의 귀감이 될뿐더러 곤욕을 치르는 일도 훨씬 덜하다. 하지만 분수에 넘치고 교만하면 흔들리고, 넘어지거나 엎어지기 쉽다. 공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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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2009.08.2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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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입구 야트막한 언덕배기를 오르는데도 숨이 차다. 어느새 중복도 지나니 더위는 막바지에 치달으며 여름의 정열을 소진하려는 것 같다. 장마비가 며칠째 쏟아 붓더니 오늘은 반짝 든 햇살이 타오르듯 눈가에 부서진다. 올 여름내 덥다는 이유로 가족나들이를 한 번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휴일은 발목을 잡는 집안일들을 평일에 앞당겨서 부지런히 해놓고 나선 길이다. 남편과 아이가 닭장 쪽으로 향한다. 나는 나무 아래 벤치에 걸터앉아 잠시 더위를 피해 그들의 거동을 바라본다. 닭을 쫒아 다니며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아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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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2009.07.2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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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 집 늦둥이의 생일날이다. 다른 해에는 그저 덤덤하게 날을 맞았지만, 올해만은 특별한 날을 맞게 해 주고 싶었다. 생각 끝에 아이를 공주처럼 챙겨 입히고 친구들을 대여섯명 초대했다. 초대받은 친구들은 단정히 옷을 챙겨 입고 정성스레 준비한 선물들을 안고 찾아왔다.제 생일처럼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 주는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해 보였다. 어찌 내 맘을 들켜 버린 것만 같았다. 아이와 친구들은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생일축하' 노래를 목청 높여 불렀다. 작은 음악회라도 열 듯 노랫소리에 젖고 모두 즐거운 표정이었다.적적하기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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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2009.06.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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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유수가 아니라 달아나는 화살이라고 했던가."수줍은 듯 돌아서 몽우리를 잉태 하던 목련이 드디어 땅에 떨어져 뒹구는가 싶더니 어느새 무심천변의 벚꽃이 만개 했음에 화들짝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퇴근길에 포도를 질주하는 차량들, 굉음 그리고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의 불빛이 아귀다툼을 하듯 판을 치고 있음에도 아랑곳 없이 밤에 보는 벗꽃은 달빛을 우러러 호소하듯 눈이 아리도록 깨끗하다. 마치 절망속에서 깨달음을 주듯 앞길을 훤히 터주는 희망의 불빛 같았다."웃는 돼지머리는 보기도 좋다"라는 말이 있듯이 벚꽃이 환함이 있는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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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2009.05.0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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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이 내리쬐는 밭고랑에는 서걱서걱 마른 나뭇잎들만이 무성하다. 이쯤에 무씨 배추씨를 뿌리면 머쟎아 여린잎이 뾰죽이 고개를 내밀겠지.마치 어깨동무를 하듯 틈새 없이 촘촘하게 심어 놓은 배추나 무우는 다 자라기 전에 솎아내야 한다. 그래야 김장을 할 때까지 튼실하게 자랄 수가 있다.지난 가을 평소 친분이 있던 아주머니께서 밭에서 방금 솎아낸 여린 무와 조선배추로 겉절이를 버무려 가져오셨다. 맛도 보기 전에 성급하게 한 끼 분량 정도만 남기고 친정집에도 나누어 주었다. 겉절이 맛이 어쩜 그리도 입에 쪽쪽 붙던지, 남편은 국물도 버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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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2009.04.0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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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광주로 벤치마킹을 위한 출장을 다녀왔다. 고속도로의 대형화물차량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달리는 모습이 마치 곡예를 하는 듯 했다. 고속도로 주행은 핸들을 잡은 이래 처음이라서 그런지 대형화물차량들이 살인마 같다는 생각에 불안하기만 하였다. 고속도로의 제왕은 화물트럭들이다. 그들 운전자들은 목적지까지 빨리 도착해서 물건을 하역하고 회전해야 한다. 그래야 한 푼이라도 더 벌수가 있겠지. 그런 그들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 차량의 광포한 질주는 엄청난 사고의 위험을 항시 안고 있다. 고속도로 주행에 초보인 나 같은
김정렬칼럼
김정렬
2008.12.30 12:55